장그래가 왜 그래요

2015.03.30 21:01 입력 2015.03.30 21:02 수정

‘미생’ 이미지를 왜곡시킨 정부 정책 탓

“‘장그래’가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배신감 느껴요.”

배우이자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인 임시완이 광고 한 편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가 출연한 광고는 고용노동부의 ‘노동시장 개혁 TV 캠페인-청년 일자리 편(사진)’이다. 광고에는 tvN 드라마 <미생> 속 임시완의 영상과 함께 임시완이 직접 읽은 내레이션이 깔린다. 임시완은 “내 아들과 딸의 취업이 열리는 노사정 대타협”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청년 일자리가 해결됩니다”라고 말한다.

[B급 질문을 하다]장그래가 왜 그래요

논란을 부른 원인은 주인공 장그래를 통해 드라마 <미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엉뚱하게 이해한 정부에 있다. 장그래처럼 고통받는 비정규직이 줄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 수많은 시청자들이 드라마 <미생>을 응원했지만 오히려 노동부는 비정규직 처우를 더욱 악화시키는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주장하는 ‘장그래법’은 장그래 같은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임시방편이었다. 이를 두고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장그래법이라고 이름을 붙인 그분들이 만화를 보셨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만화와 전혀 다른 의미의 법안을 만들면서 장그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비판했다. 노동부가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미생>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수의 시청자들 역시 “임시완이 비정규직의 설움을 대변해 온 장그래 이미지로 고용노동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들도 장그래법 폐지를 요구하며 지난 18일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임시완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관계자는 “임시완이 더빙을 한다고만 알고 있었다”며 “좋은 취지의 공익광고이며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내용이라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 ‘장그래 죽이기’라는 표현을 쓰며 반대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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