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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우, 스탈린 깃발 들고 유럽 질주 ‘시끌’

2015.04.26 21:56 입력 2015.04.26 22:11 수정
장은교 기자

종전 기념 오토바이로 독일까지… 폴란드 입국 불허 ‘마찰’

‘종전 기념 질주’를 시작한 러시아의 모터사이클 동호회 회원들 때문에 유럽이 시끄럽다. 명목은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위대나 다름없는 극우 성향의 바이커들인 탓이다.

BBC방송 등은 ‘노치녜 폴키(밤의 늑대들)’라는 러시아 모터사이클 동호회 회원들이 독일 베를린으로 향하는 질주를 시작해 유럽 곳곳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b>‘스탈린을 위하여’</b>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극우성향 모터사이틀 동호회 ‘밤의 늑대들’ 회원들이 25일 모스크바에서 ‘스탈린을 위하여’라 쓰인 깃발을 들고 독일 베를린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 | AFP연합뉴스

‘스탈린을 위하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극우성향 모터사이틀 동호회 ‘밤의 늑대들’ 회원들이 25일 모스크바에서 ‘스탈린을 위하여’라 쓰인 깃발을 들고 독일 베를린으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모스크바 | AFP연합뉴스

회장 알렉산드르 잘도스타노프 등 20여명은 이날 모스크바를 출발, 러시아 붉은 군대가 유럽으로 진군해 나치를 물리친 발자취를 따라 벨라루스·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를 거쳐 러시아의 승전기념일인 5월9일 베를린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등에 ‘승리의 길 1941~1945’라고 쓴 가죽재킷을 입고 스탈린의 얼굴이 새겨진 깃발을 들고 질주를 시작했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 24일 이들의 입국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페이스북에는 이들의 유럽행을 막기 위한 페이지가 만들어졌고 수천명이 “도발을 막자”는 메시지를 올렸다. 동호회 측은 “우리는 무기 한 점 들지 않았다”며 폴란드의 조치를 “반러시아적 히스테리”라고 반발했으나, 폴란드와 서유럽국들은 이들의 행보가 푸틴을 위한 선전전이라고 보고 있다.

1983년에 결성된 ‘밤의 늑대들’은 옛소련권 최초의 모터사이클 동호회다. 초기에는 록음악과 바이크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모임이었으나 1989년 잘도스타노프가 동호회를 이끌기 시작한 뒤 극우파 정치조직처럼 변질됐다. 푸틴의 친구이기도 한 그는 러시아의 크림 합병을 지지했으며 미국과 캐나다의 제재 명단에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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