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폐지된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평가원, 한자학계 중심 연구팀 꾸려 추진 중

2015.04.27 06:00

교육당국이 한자학계를 중심으로 연구팀을 짜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중순 초등학교 한자 병기 확대 방안을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안’에 포함시켜 초·중·고 교사들을 상대로 온라인 정책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평가원은 첫 화면에선 교육부 위탁을 받아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시안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초등과 중등 교사를 나눠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한다면 몇 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어느 과목에 병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본문 표기 방식 9가지 중 어떤 방법이 바람직한지, 몇 자 정도의 한자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다. 모두 한자 병기를 전제로 한 질문이었다. 한글문화연대 관계자는 “평가원에 초등학교 한자 병기 방안 연구진을 문의한 결과 평가원의 한자 전공 연구원 2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교육계 한 인사도 “초등학생들이 사용할 교과서 문제를 중·고등 한문교과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모든 초등학생에게 적용되는 한자 병기 문제를 여론수렴 없이 기정사실화하듯 추진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2015 초·중등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발표하면서 “한자교육 활성화를 위해 초·중·고 학교급별로 적정한 한자 수를 제시하고 교과서에 한자 병기의 확대를 검토한다”고 밝혀 1970년 사라진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 논란이 불붙었다.

초등교사들은 대부분 한자 병기에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 2월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에서 초등교사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65.9%가 한자 병기에 반대했다. 지난달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 입장을 채택하고 교육부에 건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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