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육포럼 개최국으로서 모범을

2015.05.04 21:13 입력 2015.05.04 21:14 수정
권미정 | 안양대 영어영문학과 학사조교

페이스북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고, 하늘에서는 드론으로 물건 배달을 하며, 프로그래밍으로 신흥 부자들이 생기고 있는 21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초등학교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5700만명이다. 이들의 절반은 분쟁 지역에 있다. 스티브 잡스가 초등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지금의 애플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알리바바의 마윈이 초등교육을 받지 못했다면 감히 전자상거래의 왕이 될 꿈을 꿀 수 있었을까?

[경향마당]세계교육포럼 개최국으로서 모범을

25년 전 EFA(Education For All) 운동이 시작되었고, 2000년 다카르 세계교육포럼(WEF)에서 초등교육 완료를 목표로 한 기한이 2015년에 끝난다. 각국의 노력으로 현재 초등교육 완료의 목표는 90% 달성되었다. 25년 만에 이 정도 달성되었다면 초등교육 보장은 우리의 노력만 있다면 이룩할 수 있는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1999~2008년의 증가율이 2015년까지 이어졌다면 100% 초등교육이 완료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초등교육 완성이 90%라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최종 학년까지 이르는 비율은 25% 정도뿐이다(2010). 아랍권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여자어린이 중 3분의 2가 영영 학교에 가지 못한다. 초등학교 졸업기록으로 보면 훨씬 나빠진다. 90개국 중 단 13개국만이 보편적 초등학교 졸업을 달성한다. 이런 실상에도 90% 목표 달성이라는 명목하에 교육에 대한 자금 투입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의무교육하고 있다. 가난했던 시절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교육열로는 세계에서 손꼽는 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에는 우리도 원조를 받던 나라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힘들었던 당시에 원조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현재는 먼 미래의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세계교육포럼이 인천에서 열린다. 이전까지의 목표를 마감하고 2030년까지 세계 교육을 이끌어나갈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그중 한 가지 계획은 세계 어린이들에게 초등, 중등 교육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매년 22억달러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지원은 2010년 이후 6%가 줄어들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우선순위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표는 있지만 자본 투입은 줄어든 상황이다.

새로운 교육 목표가 세워지는 2015년에 일본과 노르웨이는 공적개발원조(ODA)의 10%를 초등, 중등 교육에 투자하는 것을 거부하였다. 그 이유는 그런 사례를 가진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때이다.

2015 세계교육포럼의 개최국으로서, 어느 국가 못지않은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진 나라로서, 그리고 원조 수여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나라로서 솔선수범하여 ODA의 10%를 초등, 중등 교육에 투입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 리더 국가로 거듭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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