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종’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2015.05.27 19:07 입력 2016.02.19 10:47 수정

“황교안 후보는 현재 안티 기독교 분자들과 불교인, 종북좌파들의 극렬한 반대를 받고 있습니다. 황 후보자는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는 일에 다니엘과 같이 쓰임받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에겐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58)의 종교 편향이 인사청문회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교회 특강 발언으로 낙마한 문창극 전 지명자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 온누리교회 장로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과거 교회 강연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당하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거기에)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는 ‘기독교 역사관’을 밝혀 파문을 일으켰죠.

황교안 총리 후보자도 비슷합니다. 현재 서울 목동의 한 교회 전도사로 활동하는 황 후보자는 헌법보다 교회법이 우선이라는 발언 등으로 종교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제기된 전관예우, 병역 면제, 증여세 탈루, 아파트 투기, 과태료 상습 체납 등 갖은 도덕적 흠결도 다시 불거집니다. 정치적 사건 처리 때 드러낸 이념 편향성도 도마에 오를 듯 합니다. 4·19혁명을 ‘혼란’으로, 5·16을 ‘혁명’으로 표현한 반헌법적 인식, 김대중·노무현 두 전임 대통령 비하 등 다양한 ‘문제’에 휩싸여 있습니다.

[정리뉴스]‘하나님의 종’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보수 개신교는 황 총리 후보자의 위기를 자신의 위기로 느끼는 듯 합니다. 최근 카카오톡 등 SNS에서는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황교안 총리 후보자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이 조직적으로 퍼집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맞춤법, 띄어쓰기는 그냥 두고 원문 그대로 전해드립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 지명자 / 그는 자랑스런 기독인입니다. 어릴 때부터 OO침례교회를 다녔고, 그 바쁜 공직생활(검사) 중에도 야간신학대학을 나온 전도사입니다. / 여주에 있는 기독교민영 아가페교도소의 이사를 12년간 맡기도 했습니다.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때 정부대리인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석기의 국회의원 뺏지를 떼어냈고, 종북좌파의 온실 통진당을 해산한 일에 두 팔을 걷어부치고 앞장섯습니다. / 황교안 후보는 한 때 검은 승복을 입고 죽창을 휘둘러 국민을 놀라게한 “조계종 폭력사태” 때 폭력에 가담했던 땡중들 130명을 연행하여 가담정도와 죄질에 따라 전원 사법처리했습니다. / 황교안 후보는 현재 안티 기독교 분자들과 불교인, 종북좌파들의 극렬한 반대를 받고있습니다. / 황 후보자는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는 일에 다니엘과 같이 쓰임받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에겐 천군만마와 같습니다. / 아울러 여러분이 지인들 20명에게 이글을 전달하여 우리가 함께 기도한다면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동참한 것이 될 것입니다. / 감사합니다. 2015. 5. 25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은 역사관 논쟁을 불렀죠. 그는 지명 14일 만에 사퇴했습니다. 당시 한국교회연합은 논평에서 “문 후보자의 발언은 신앙인으로서 성경적 역사관에 입각해 강의한 내용”이라며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창극 후보자도 사퇴 전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죠. 전형적인 보수 개신교 신자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도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일부 보수와 진보 사이 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종교 편향 논란을 넘을 수 있을까요? 그간 발언을 다시 보시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 24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 24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언행이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황 지명자가 겪은 가장 큰 설화(舌禍)는 2011년 부산고검장 재직 시절 부산 강서구 한 교회에서 한 강연(경향신문 1월14일자 1·3면 보도)에서 비롯됐습니다. 공안검사 좌천 배경으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하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라고 말한 그는 “(나는) 하나님께 ‘환란’으로부터 도피를 허락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고 했습니다.( ▶황교안 총리 지명자 “김대중·노무현,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투신 사건’으로 표현하고, 김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라고 지칭하기도 했죠. 아래는 당시 강연 녹취문을 요약한 것입니다.


●“김대중씨 대통령 되니 좌천”
1997년 겨울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됐어요. 김대중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조사받고 검찰에서도 조사받고, 정부하고는 계속 갈등했던 분 아닙니까. 대통령 되기 전 서경원이라는 국회의원이 북한에서 가져온 돈을 받았습니다. 그게 문제가 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서울지검 공안부에서 수사를 받고 재판에 회부된 일이 있었어요. 검찰과 야당 사이에 적대관계가 심했는데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그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되는 거예요. 평상시 같으면 갈 수 없는 보직으로 막 발령 내버렸어요. 6개월마다 인사를 하는데 첫 번째 인사에서 공안검사들이 굉장히 고통받고, 두 번째 인사에서도 그런 고통을 주고, 세 번째 인사에서도 고통을 주니까 많은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나가고 이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구속됐던 분”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에 의해 구속까지 됐던 분이에요.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또 곱지가 않겠지요. 그러던 중 제가 사건 하나 잘못 처리했어요. 그분이 볼 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었는데, 공안부에서 어떤 교수 하나를 구속하겠다는 거예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석 달쯤 전에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런 거를 처벌하면 되겠느냐, 세상이 바뀌었는데”, 이런 말을 공개적으로 했습니다. (제가) 보고를 받아보니까 구속 사안이 맞아요. 구속하겠다는 의견을 올렸어요. 검찰총장도 보고를 딱 받아보고 “구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런 생각 들었어요. 그래서 법무부 장관에게 “수사를 해보니깐 구속을 해야 되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장관은 “대통령의 뜻을 극단적으로 거스를 수는 없다”, 이래 가지고 (총장은) 이건 부당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기에 사표를 쓰고 나가버렸어요.

●“이명박 정부서 고검장 승진”
2006년 검사장 승진인사가 있었고 제가 중앙지검 2차장이니까 (검사장이) 돼야 되는데 검사장이 안됐어요. 각 언론들이 저를 검사장 승진시키지 않은 점에 대해 막 비난하는 사설을 쓰고 할 정도로 옳지 못한 인사라는 것을 제가 당했습니다. 1년 지나서 검사장 인사가 또 있었는데 장관, 총장께서 “이 사람은 지난번에 한번 불이익을 줬으니까 이번에는 승진시키자”고 했는데 또 승진이 안됐어요.
이명박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바로 검사장이 돼서 1년 반 지난 다음 고검장 인사가 있었는데 (제가) 고검장이 됐습니다. 조선일보에 검찰 인사 분석기사가 났어요. 큰 제목이 첫 번째는 ‘젊어진 검찰’이었는데, 그때 노무현 대통령 투신 사건 때문에 인사를 갑자기 하면서 젊어졌어요. 그 옆에는 ‘전 정권 미운털 복귀’ 이렇게 돼 있었어요. 그게 누구였겠습니까. 그 밑에 보면 저라는 게 딱 나와 있어요.



2013년 2월28일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은채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2013년 2월28일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은채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정지윤기자 color@kyunghyang.com

교회가 우선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황교안 후보자는 교회 과세에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종교인 과세 방침과 배치되는 이 같은 생각 때문에 2013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됐죠. 2012년 출간한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그는 “담임목사 사택과는 달리 부목사·강도사·전도사 등의 사택을 세금 부과 대상으로 판결하고 있는 법원 견해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또한 황 후보자는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샘물교회 신도 피랍 관련 자신의 블로그에 이들을 위한 긍정적 여론 조성과 위험지역 선교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같은 해 10월18일 ‘아프간으로 가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영국의 토머스 선교사 등 선진국 크리스천들의 공격적 선교에 의해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민족이 되었다”고 아프간 방문을 두둔했습니다. 또 “그들에 대한 부당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의 그럴듯한 비난에 넘어가 부화뇌동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저들과 교회를 옹호해야 한다. 인터넷에도 글을 올리고 댓글도 달아야 한다”고 썼습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황 지명자에게) 법 규범 우열순서는 ‘교회법 → 국보법 → 헌법’”이라고 평가했죠.

이 때문에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25일 불교계 언론들은 홈페이지에 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각계 성명을 머리기사로 배치하는 등 ‘결사 반대’ 기류를 보였습니다. ‘중재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자칫 ‘종교전’ 양상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네요.

[정리뉴스]‘하나님의 종’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황교안 ‘전도사’

황교안 후보자는 현재 다니는 교회 전도사입니다. 교회 홈페이지에는 개인 연락처와 e메일 주소가 공개되어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황 후보자의 ‘주일론(主日論)’도 회자된다고 합니다. ‘주일’은 기독교에서 일요일을 ‘하나님의 날’로 일컫는 말이죠. 황 지명자는 “주일을 지켜야 구원받는다”는 소신 때문에 일화가 많다고 하는데요.

황 지명자는 2009년 8월 창원지검장 재직 중 접대 골프 자리를 피해 ‘화’를 면한 것도 주일 덕분이라고 말해 왔다고 합니다. 당시 경남지방경찰청장, 국가정보원 경남지부장, 육군 39사단장, 창원시장 등 기관장 4명이 경남 김해 한 골프장에서 지역 기업인들과 골프 라운딩 이후 폭탄주를 마셨다가 시장을 뺀 나머지 기관장 3명이 사직했습니다. 황 지명자는 공·사석에서 “주일이기 때문에 이날을 하나님 앞에 드리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해 그 자리에 안 나갔다. 그 사람들은 사표를 쓰게 하시고 일주일 뒤에 저는 고검장 승진이 됐다”는 일화를 무용담처럼 얘기하곤 했다네요. 또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도 그는 “헌법재판소가 주일에 공무원시험인 사법시험을 치르는 것이 합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리뉴스]‘하나님의 종’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황 후보자는 사법연수생 신분이던 1983년 2월 수도침례신학교 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현재 전도사를 겸직하고 있습니다. 장관과 전도사 ‘투 잡’을 가졌던 셈인데요. 신자들 교육을 담당하는 전도사는 통계청 한국표준직업분류상 정식 직업입니다.

■가정폭력 원인…“부산 여자들이 드세서”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과거 발언도 속속 공개되고 있는데요. 전날에는 황 후보자가 과거 부산지역에서 검사로 근무하면서 가정 폭력의 원인에 대해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습니다.(▶황교안, 가정폭력 원인 “부산 여자들이 드세서…”)

부산 지역 기독교 신문 <한국기독신문> 2004년 3월27일자 보도를 보면, 당시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이던 황교안 지명자는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한 기자가 ‘뺑소니는 그렇다 치고 부인 구타는 전부 술 때문만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황 지명자는 “사실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 반면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고…”라고 했죠.

이 간담회는 부산 홀리클럽’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부산 홀리클럽’은 부산을 성시(聖市·성스러운 도시)로 만들자는 기독교 단체라고 하네요.

한국기독신문 인터뷰 갈무리

한국기독신문 인터뷰 갈무리

또 황 후보자는 2003년 5월31일 인터뷰에서는 검찰 내 기독교 동아리인 ‘신우회(信友會)’ 고문을 맡고 있는 데 대해 “신우회로 모여서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전도하는 신우회로 성장해 검찰 복음화에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찰 복음화’라는 표현이 종교 편향성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 기독교와 황교안

황교안 후보자의 2003년 한국기독신문 인터뷰는 ‘크리스찬’으로서 황교안을 잘 보여줍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누나들이 눈깔사탕을 준다는 말에 처음 교회에 가게 되었고, 철없던 시절이었지만 처음 예배를 드리고 주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렇듯 의심 없는 믿음을 허락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또 인터뷰는 황 후보자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검찰이 되려면 무엇보다 복음화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고 전합니다. 그가 “검사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인이며, 하나님의 충성된 종이었다”고 기사는 마무리됩니다.

황 후보자의 발언과 행적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형적인 한국 보수 기독교의 ‘멘탈리티’를 보여줍니다.

1915년 기독교 문서선교 기관인 ‘조선예수교서회’(현 대한기독교서회)를 이끌던 선교사들의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1915년 기독교 문서선교 기관인 ‘조선예수교서회’(현 대한기독교서회)를 이끌던 선교사들의 모습.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를테면 황교안 후보자가 가정폭력의 원인을 ‘술 때문’으로 지적한 발언 같은 건데요. 한국 보수 기독교단은 흡연과 음주를 뜻하는 ‘주초(酒草)’ 문제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초기 한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미국 선교사들이 금주·단연·순결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한국 기독교의 금주·금연 강요가 선교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통’이라는 겁니다. 선교사들이 이러한 도덕 운동을 펼친 데 대해 “단순히 건강이나 신앙상의 이유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민족운동과 관련된 것이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분단 70년을 넘어 평화통일을 향해-(1부)] 금연금주·물산장려운동, 민족정기 살리고 민중들 자각시켜) 또한 초기에 온 미국 선교사들 대부분 보수 교단에서 파견된 사람들이어서 한국 기독교가 보수성을 강하게 띄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한국 개신교 역사 100년…보수적 종교인 늘어난 이유)

황 후보자가 말한 ‘검찰 복음화’도 ‘직장 복음화’, ‘캠퍼스 복음화’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자신이 속한 곳에서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복음’을 전파하자는 건데요. 이는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 모세가 히브리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팔레스타인)을 정복하는 이야기나 신약성서에서 예수가 부활한 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명령과도 닿아 있습니다. ‘공복(公僕)’보다는 ‘하나님의 종’이 되어 온 그의 세계관을 잘 보여줍니다.

■황교안 총리는 가능할까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문창극 총리 지명자에 대해 “충북 출신이라기보다 이북 출신 정서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또 “도덕적으로 문제되는 건 없어 보이는데 극우라는 게 문제”라고 했죠. 지역 안배나 언론인 출신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남 전 장관은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이고 월남한 이북 출신 정서가 있으니까 정신적으로는 충청도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이어 문창극 후보자의 문제가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이라는 것이고, 그 극우라는 것이 평안도 피란민 감각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안통’이라는 황교안 총리 후보자의 이제껏 드러난 세계관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반공’ 등 한국 보수 기독교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황교안 총리는 종교인으로서는 참으로 훌륭합니다. 검사라는 바쁜 생활과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사, 법무부장관, 더 나아가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로서는 어떨까요. 대한민국은 신정국가가 아니죠.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만이 아니라 종교적 중립도 지켜야 하죠. 기독교인 황교안이 아니라 공직자 황교안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6일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7일 국회 인사청문특위 위원 6명을 확정했습니다. 야당은 청문회에서 황 후보자의 과거 종교 편향 발언 등을 철저히 검증해 총리로서 국민통합이 가능할지 면밀히 따지기로 했습니다.

[정리뉴스]‘하나님의 종’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국민의 종’이 될 수 있을까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