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고 불안한 청춘들 카톡·페북 심리상담 북적

2015.05.28 21:52

익명 보장에 부담 적어

연애·취업 고민 털어놔

“누군가와 대화… 홀가분”

취업을 준비하는 김연수씨(27·여·가명)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대기업 입사로 방향을 틀었지만 시기가 늦은 것 같아 불안하다. 1년6개월가량 사귄 남자친구와 성격 차이로 싸우는 일도 잦아졌다. 고민은 많은데 하소연할 곳은 없었다. 친구들은 직장생활에 바빠 연락이 힘들고 부모님께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우연히 알게 된 페이스북 고민상담 페이지에 상담 신청을 했다.

김씨는 페이스북 고민상담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상담사들의 프로필을 읽고 카카오톡 ID를 등록했다. 밤늦게 시작된 카카오톡 대화는 1시간이 넘도록 이어졌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라” “누구나 미래는 불안하다. 불안함을 어떻게 이겨내고 지금에 충실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등 답변이 다소 두루뭉술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김씨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았다”고 했다.

온라인 심리상담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씨가 접촉한 페이스북 고민상담 페이지는 지난해 문을 열었지만 벌써 ‘좋아요’가 7만2000건을 넘었다. 인터넷 게시판에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스마트폰 메신저 ID를 띄워놓고 “고민을 들어드리겠다”며 나선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채팅이나 e메일을 통해 이뤄지는 상담에는 5000~1만원가량 비용이 든다. 김씨가 접촉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보다 깊은 상담을 원하면 1만원을 내고 상담 관련 학위와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상담사에게 1일 무제한 대화를 청할 수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28일 “온라인 심리상담의 경우 심리적 장벽이 낮고 익명 보장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 비용을 내면서까지 상담을 구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상담자의 전문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그렇잖아도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적절한 조언을 얻지 못하면 더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다”며 “온라인 상담이 확대되는 만큼 상담자의 전문성을 검증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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