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시크교도난민·참전 군인…남녀 15:15
원주민과 난민, 우주비행사와 인도 출신 아프간 참전군인…. 공통점이라곤 없어 보이는 이들이 앞으로 캐나다 정부를 이끌어 갈 캐나다의 신임 장관들이다. 4일 취임식을 가진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신임 총리(43)는 자신과 함께 국정을 이끌어 갈 장관 30명의 명단을 발표하며, 캐나다의 새로운 시작을 세계에 알렸다.
트뤼도는 새 내각 구성을 “캐나다를 닮은 내각”이라고 표현했다.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모자이크 사회’ 캐나다의 특성을 반영했다는 뜻이다. 그는 “내각중심 정치가 돌아왔다”며 총리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됐던 전임 정부와의 차별점도 강조했다.
새 내각은 역대 가장 다양한 출신들로 구성됐다. 우선 남성 15명, 여성 15명으로 사상 처음 남녀 동수를 이뤘다. 성비가 같은 이유를 묻자 트뤼도는 “2015년이니까요”라고 답했다.
면면 또한 다양하다. 법무장관에는 검사 출신인 조디 윌슨-레이보울드(44·여)가 임명됐는데 그는 캐나다 원주민인 ‘위와이카이’ 부족 출신이다. 원주민 출신이 장관으로 기용된 것은 처음이다. 캐나다에선 원주민, 특히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많았으나 제대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주민 출신 여성을 법무장관에 임명한 것은 원주민을 상대로 한 범죄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난민 출신 장관도 있다. 민주개혁장관에 임명된 메리엄 몬세프(30)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으로 20년 전부터 캐나다에서 살았다. 총기 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안게 된 변호사 켄트 헤르(46)는 국가보훈장관에 기용됐고, 인도 출신으로 아프간전 참전군인이자 경찰간부로도 활동한 하지트 싱 사잔(44)은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교통장관은 우주비행사 출신인 마르크 가노(66)가 맡았다. 특이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만 기용된 것은 아니다. 캐나다 언론 CBC는 “정치 베테랑과 새 인물이 고루고루 등용됐다”고 평했다.
트뤼도는 “보다 소통하고 시민들의 뜻을 존중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뽑아준 많은 좋은 사람들(의원들) 중에 일부만을 오늘 소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오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무대에서 캐나다는 강하고 긍정적 인 행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