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 인건비 3200원 그쳐 노동소득 줄며 불평등…새 성장 모델 필요”

2016.03.23 21:13 입력 2016.03.23 21:16 수정

한국 찾은 오즈칸 국제제조업노조연합 사무부총장

케말 오즈칸 인더스트리올(국제제조업노조연합체) 사무부총장(47·사진)은 23일 “임금 상승과 공공투자 확대 등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지면 향후 5년간 주요 20개국(G20)의 성장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 인건비 3200원 그쳐 노동소득 줄며 불평등…새 성장 모델 필요”

오즈칸 사무부총장은 이날 인더스트리올과 양대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 주최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조산업 발전과 산업정책 개입 방안’ 국제 심포지엄에서 “일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1920~1930년대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의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 총생산에서 노동소득의 몫은 1980년대 60%를 웃돌았지만 1990년대 초반부터 50%대로 떨어졌고 최근까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즈칸 사무부총장은 불평등의 주요 요인으로 세계화된 서플라이 체인(상품의 연쇄적 생산·공급 과정), 다국적 기업의 아웃소싱 등을 꼽았다. 120유로(15만6000원)에 팔리는 나이키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노동자 임금)는 2.5유로(3250원)에 불과하다. 14달러짜리 H&M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는 0.12달러, 750달러나 되는 아이폰6 플러스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는 4.5달러다.

그는 “부가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의 최상위에 있는 다국적 기업에 흘러가는 구조”라며 “개별 국가들은 이 공급망에 들어가기 위해 사실상 저임금을 허용하면서 하향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즈칸 사무부총장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글로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것을 촉진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산업 발전의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국가가 지속가능한 산업정책을 받아들이도록 힘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터키에서 타이어 제조업에 종사했던 그가 몸담고 있는 인더스트리올은 전 세계 147개국에 회원조합을 둔 국제제조산별노조다. 금속·화학·에너지·광산·섬유산업 종사자 5000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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