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무소속 김종훈 당선자 “재벌 정치 가고 노동자 정치 시작”

2016.05.05 22:18 입력 2016.05.05 22:54 수정

울산 동구는 인구의 3분의 1이 조선업 관련 종사자다. 노동자층은 두껍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선 한 번도 ‘진보’ 깃발을 허락하지 않았던 곳이다. 동구에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 5번(13~17대) 내리 당선된 영향도 컸다.

김종훈 국회의원 당선자가 5일 울산 동구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김종훈 국회의원 당선자가 5일 울산 동구청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하지만 4·13 총선에선 달랐다. 새누리당이 아닌 야권 단일 후보인 무소속 김종훈 당선자(52)를 선택한 것이다.

김 당선자는 5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울산에서 재벌 정치를 엎고 새로운 노동자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당선 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방문을 시작으로 20여일 동안 민주노총과 농민회, 지역 노조와 시민단체를 찾아가 의견을 들었다.

그는 “울산 동구청장을 할 때 하루 4시간을 걸으며 폐지 줍는 할아버지부터 유치원생까지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이 내 정치의 힘이었다”며 “무소속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노동·농민·시민단체와 정책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쉬운해고금지법과 장그래구제법(비정규직 정규직화법), 조선업 사내하청 차별 철폐 등 노동 공약을 최우선으로 이행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당선자는 자신을 뽑아준 울산 동구의 민심을 “조선업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무분별한 해고를 막아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이자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으로 요약했다. 그러면서 “울산과 거제, 통영 등에 조선업 노동자만 20만명이 넘는다. 조선업이 주저앉으면 지역 경제위기와 직결된다”며 “조선업을 어떻게 살려내고, 정부 지원을 어떻게 할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조선산업육성발전특별법’을 발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에 대해 “위기 전에 10년 동안 23조원의 순이익을 내다 2년 동안 2조원 손실을 봤다는데, 23조원이 어디로 갔는지 진단하는 게 우선”이라며 “노동자 인력 감축만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총선 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연설했다”면서 “정부·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 상임위도 그에 맞춰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울산 북구의 ‘진보 무소속’ 윤종오 당선자는 환경노동위원회로 나뉘어 두 사람이 역할을 분담하길 원한다.

김 당선자는 “총선 때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뒤,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했다”면서 “국회에서도 진보 진영이 힘을 합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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