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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댓글 조작 유죄 받고도 ‘탄탄대로’

2016.05.25 06:00 입력 2016.05.25 09:36 수정

박 대통령 동문모임 ‘서강바른포럼’ 핵심인물 임원현씨

3월 우리금융 자회사 감사로…형 확정 뒤에도 잇단 ‘감투’

[단독]대선 댓글 조작 유죄 받고도 ‘탄탄대로’

18대 대선에서 인터넷 댓글 ‘조작’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도왔다가 유죄를 선고받은 서강대 동문모임인 ‘서강바른포럼’ 핵심 관계자가 유망 산학협력기업, 대형 회계법인을 거쳐 지난 3월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감사에 선임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서강바른포럼 운영위원장이었던 삼일회계법인 상무 출신 임원현씨(51·사진)는 18대 대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사무실을 운영하며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댓글 등을 달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임씨는 항소했지만 원심이 유지돼 2013년 12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최종 확정됐다.

임씨는 이후 잠깐의 공백기를 거친 뒤 2014년 5월 서강대 산학협력기업인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전문기업 ㄱ사 경영지원본부장(전무)으로 취임했다.

ㄱ사는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홈구장, 부산 사직야구장에 조명 시설을 공급했고,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에도 제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ㄱ사 대표이사는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벤처특보를 지낸 장흥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다. ㄱ사 지분은 서강대(23.2%)와 세방전지·KMW 등 서강대 동문들이 이끄는 기업이 나눠 갖고 있다. 이 중 무선통신 장비업체인 KMW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과 사돈이자 박 대통령의 서강대 전자공학과 후배인 김덕용씨가 대표이사로 있다.

임씨는 ㄱ사를 오래 다니지는 않았다. 2014년 12월 ㄱ사를 떠난 임씨는 2015년 3월 딜로이트코리아 고문(부대표)으로 자리를 옮겼다. 딜로이트그룹과 제휴 관계에 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딜로이트코리아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사실상 무관한 회사”라고 해명하면서도 “언론 대응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홍보담당이 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올 3월1일 다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임씨는 3월23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사직하고 그 이튿날인 3월24일 우리은행 주주총회에서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상근감사로 임명됐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우리은행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우리은행 최대주주는 51.6%를 가진 예금보험공사로 우리은행은 공공기관에 가깝다.

우리에프아이에스 올해 분기 보고서를 보면 우리에프아이에스의 회계감사인은 ‘안진회계법인’으로 나온다.

우리에프아이에스 측은 “우리은행에서 감사를 선출하기 때문에 임 감사가 어떤 분인지 알지 못했다. 임 감사를 해임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씨에게 6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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