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당신도 여성혐오 피해자 될 수 있다”

2016.05.26 22:17 입력 2016.05.27 00:00 수정

시민들, 근조 표시 거울 들고 강남역 행진… 범인, 검찰 송치

강남역 인근 여성 살인사건 이후 시민·여성단체·전문가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 내린 여성혐오를 바로 보고 고쳐나가자”는 다양한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26일 영정 액자 모양의 거울을 든 시민들이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 인근을 돌고 있다. 이들은 누구라도 여성혐오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제안하고 참여했다. 이석우 기자

26일 영정 액자 모양의 거울을 든 시민들이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 인근을 돌고 있다. 이들은 누구라도 여성혐오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제안하고 참여했다. 이석우 기자

추모의 상징이 된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26일 밤 ‘거울’로 행인을 비춰 ‘여성이라면 누구나 여성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이 있었다. 이날 오후 8시30분쯤 검정 옷을 입고 사건 발생 장소인 강남역 한 노래방 앞에 참가자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근조 리본이 달린 영정 크기의 거울을 들고 강남역 10번 출구까지 침묵행진을 했다. 참가자들은 강남역 10번 출구에 도착해 지나가는 시민과 서로를 거울로 비추는 퍼포먼스를 했다. 진행을 맡은 ‘강남역 거울행동’ 심미섭씨는 “거울은 우리 모두가 당할 수 있는 일이었음을 비춰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이날 ‘대한민국 젠더폭력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긴급 집담회를 서울시청에서 열었다. 이번 집담회에는 3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자리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들은 부정의를 명명하는 어휘인 ‘여성혐오’를 만들었고, 반성과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관습적으로 사고하고 실천했던 불편부당성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이런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실질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다른 부처와도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장은 이에 앞서 지난 25일 동작구 서울여성가족재단을 찾아 이곳으로 옮겨진 추모 쪽지를 하나하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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