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농촌 개선”···중국 시골서도 쇼핑몰·택배 서비스

2016.05.30 16:36 입력 2016.05.30 18:08 수정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이 곳에서는 택배 배송 뿐 아니라 비료, 살충제, 휴대전화 등 각종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이 곳에서는 택배 배송 뿐 아니라 비료, 살충제, 휴대전화 등 각종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중국 구이저우(貴州) 퉁런(銅仁)시에 위치한 뤄탕(落塘)촌은 주민 수가 400명이 채 되지 않은 시골 마을이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인 위핑(玉屛)역에서 차로 2시간을 내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벽지마을. 지난해 단오절, 현지 매체의 관심이 이곳에 쏠렸다.

중국 단오절 축제인 용선(龍船)제에서 쓸 길이 18m, 무게 300㎏의 배가 ‘택배’로 마을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새 용선을 마련하기 위해 2만4000위안(약 432만원)을 모았지만, 운송비와 배송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알리바바의 물류 계열사인 차이나오(菜鳥)는 장정 20명이 달라붙어야 들 수 있는 이 배를 뤄탕까지 배달했다. 했다. 용선을 제작하는 데는 10일이 소요됐지만, 광저우(廣州)에서 뤄탕까지 배송하는 데는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고, 운송비도 6000위안(108만원)이나 줄일 수 있었다.

순리쥔 알리바바 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순리쥔 알리바바 부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순리쥔(孫利軍) 알리바바 부사장은 “인터넷 혁명을 통해 새로운 농촌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25일 산둥(山東)성 서우광(壽光)시에서 개최된 ‘2015 중국 현성(縣城) 전자상거래 회의’에서 경향신문과 만난 순 부사장은 “농촌 정부 공무원들의 개념을 변화시키고(천·天), 전자상거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지·地), 대규모 기반시설을 투입한 물류 시스템 건설(인·仁)이라는 ‘천지인 인터넷’ 운동을 통해 농촌 생활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2014년 10월 전국 각지의 현(縣)급 농촌에 1000개의 타오바오(淘寶·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몰) 운영센터와 10만개의 촌(村)급 서비스점을 개설하겠다는 ‘농촌 타오바오’ 계획을 발표했다. 농촌 곳곳 거점을 마련해 주민들의 소비, 교육, 생활,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알리바바는 현재까지 29개성, 328개현, 1만6000개촌에 이 같은 시설을 건설했으며 95% 이상의 전국 현급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물류센터. 알리바바는 전문차량을 이용해 농촌에서 택배를 더 싸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물류센터. 알리바바는 전문차량을 이용해 농촌에서 택배를 더 싸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슝젠(熊健) 차이나오 농촌물류부문 부문장은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이 없는 농촌 주민들은 도시인들보다 온라인 구매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높다”고 말했다. 타오바오 서비스점은 물류센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농산물을 도시로 내다파는 사무실 역할도 하고, 각종 생활용품과 핸드폰·비료 등도 직접 판매한다. 알리바바 계열의 앤트금융을 통한 자동차 구매 및 창업 자금 대출 업무도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을 갖추면서 기존에 현으로 찾으러 가야했던 택배를 집앞에서 받을 수 있게 됐고, 소비의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지역 순환배송차량의 정기적인 운행으로 물류비용을 낮춰 기존의 3㎏까지 15위안이었던 택배 비용이 4위안까지 낮아졌다고 알리바바 측은 밝혔다. 지난해 현급 지역의 택배 총량은 70억 건을 넘었다.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이 곳에서는 택배 배송 뿐 아니라 비료, 살충제, 휴대전화 등 각종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산둥성의 한 농촌에 세워진 농촌 타오바오. 이 곳에서는 택배 배송 뿐 아니라 비료, 살충제, 휴대전화 등 각종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박은경 특파원

순 부사장은 징동(京東) 등 다른 인터넷 상거래 회사와의 차이에 대해 “징동과 ‘쑤닝(蘇寧)’도 농촌 서비스를 하지만 이들은 현급까지밖에 서비스가 미치지 못하고, 촌급까지 서비스하는 회사는 알리바바 뿐”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농촌 알리바바는 중국 정책에 부합한다. 중국정부는 농업현대화와 신농촌 건설, 디지털 농업을 향후 5년 핵심 정책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중국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인 ‘삼농(농촌, 농업, 농민)’ 해결에 알리바바그룹이 나선 것이다.

차이나오는 택배회사가 아니라 인터넷 회사라고 스스로 소개한다. 슝젠은 “차이나오는 상업적인 수익 보다 농촌 개선을 추구한다”며 “전 농촌이 인터넷을 통해 시스템화, 디지털화를 이뤄 대도시 같은 편리함을 누리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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