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특혜 의혹도 최경희 총장 책임…사퇴할 때까지 시위 계속”

2016.10.07 22:00 입력 2016.10.07 22:06 수정

이화여대 본관 점거 농성 72일째

“경찰 수사에도 화력 더 불붙어”

재학생·졸업생 어제 3차 총시위

7일로 이화여대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72일째를 맞았다. 지난 7월28일 농성이 시작되자 학교는 일주일 만에 미래라이프 대학 사업 철회를 발표했지만,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초기부터 지금까지 시위에 참가 중인 이화여대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위축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화력이 불붙었다. 출동한 이상 수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경찰보단 애초에 병력 투입을 요청한 최경희 총장에게 이 모든 책임이 있다.” ㄱ씨는 지난 7월30일부터 본관을 지켰다. 경찰 병력 1600명이 이화여대에 투입됐던 날이다. 그는 “유례없이 학내 대규모로 경찰이 들어온 건 최 총장의 잘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성 첫째날부터 참가했던 ㄴ씨 역시 “초반에 경찰이 학교에 몇 번 왔다가 학내 자치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그냥 돌아갔다. 결국 ‘학생들을 만나겠다’고 해놓고 경찰에 적극적으로 투입을 요청한 총장의 잘못이 더 크다. 책임자로서의 무능력함에 책임을 져달라는 차원에서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강 후 본격적인 시험기간에 접어들었지만 이날도 많은 학생들이 본관에 드나들었다. 학생들은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딸이 승마 선수로 입학해 수업 출석 등에서 특혜를 받았단 의혹도 최경희 총장의 책임이라고 봤다. ㄷ씨는 “특례 입학이나 전 부총장 샤넬백 사건, 이런 모든 것들이 최 총장의 임기 내 일어났다”며 “이화여대는 그간 학문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단 차원에서 연예인 특례 입학 등을 해온 적이 없다. 그런데 특정인에 대한 입학, 출석, 평가에 특혜가 주어졌다는 건 총장의 주도가 없이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ㄱ씨 역시 “이런 분을 총장으로 믿고 따르기 어렵다. 전 부총장 사건의 경우 진상규명위원회를 열었다고 거짓말한 후 사건을 덮으려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달 넘게 농성을 이어온 학생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이나 당초 논의된 출구 전략이 있느냐 물었더니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ㄴ씨는 “애초부터 출구 전략은 저희가 먼저 이야기한 게 아니라 언론에서 많이 언급됐던 것”이라며 “총장이 사퇴할 때까지 계속 점거할 방침이다. 물러나시기 전까지 먼저 농성을 해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ㄱ씨 역시 “학생들 간에 논의된 출구 전략은 없다”고 답했다.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 안에는 수면실, 샤워실과 커피포트·전자레인지 등 간단한 조리 기구가 있다. 이들은 본관에서 스터디, 취미 모임 등을 꾸리기도 하고 선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매일 밤 학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희망자를 받아 누가 본관을 지킬 것인지를 정한다. ㄱ씨는 “누군가 지칠 만하면 계속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때문에 농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학생은 e메일로 공문을 보내며 의사소통을 계속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퇴할 때까지 농성하겠다”를 내건 상황에서는 협상도 쉽지 않다. 이화여대 재학생·졸업생은 7일 저녁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3차 총시위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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