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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삼성, 군대식 상명하달 문화로 문제 악화시켜”

2016.10.12 11:26 입력 2016.10.12 13:23 수정

갤럭시노트 7

갤럭시노트 7

삼성이 최신 휴대폰 갤럭시노트7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뉴욕타임스는 “삼성의 기업 문화가 문제를 더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11일 ‘삼성이 인기있는 갤럭시노트7을 버리다’라는 기사에서 “삼성이 아직 이 제품 결함의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또 두 명의 전직 삼성 직원들을 인용해 “삼성의 작업장 분위기가 군대식이고, 제품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르는 고위직들로부터 명령이 내려오는 상명하달 방식”이 문제라고 했다.

가트너 리서치의 연구국장 로버타 코자는 “아마도 그들은 관리자급 수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좀더 열심히, 상세히 들여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애초 이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례가 보고됐을 때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배터리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한 뒤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를 계속 했다. 하지만 그 후에도 화재가 일어나자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시 후 미국 내에서 접수된 갤럭시노트7 과열 건수는 모두 92건이다. 이 가운데 26건은 화재가 일어났고, 55건은 제품 손상이었다. 이 위원회는 삼성이 실시할 지도 모를 두번째 리콜에 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삼성의 이번 결정을 “기술 산업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과감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IT업계에서는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사업을 완전히 접기보다는 개선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갤럭시노트7이 “아버지에게서 한국 최대 족벌 기업인 ‘재벌’을 물려받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도력 하에 시장화를 시작한 가장 야심찬 제품이었다”며 이번 결정을 21년 전 삼성 휴대폰 15만 개를 폐기한 이건희 회장의 결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얼마나 걸릴지는 미지수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경영학 교과서에도 오른 1982년 타이레놀 전량 회수 사례가 연상된다고도 했다. 당시 시안화물(청산가리)을 가미한 초강력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7명이 숨진 뒤 제약사는 3100만 병의 타이레놀을 시중에서 회수해 폐기했다. 2개월 뒤 이 제약사는 다시 새로운 진통제를 새로운 포장지에 넣어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판매대에 올렸다.

평판관리컨설턴트의 에릭 쉬퍼 회장은 “그들(삼성)은 자신의 브랜드를 구하고, 지난 5년간 쌓은 좋은 이미지의 완전한 파멸을 막아내는 정말 영리하고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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