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이원종 “국민 못잖게 피해 입고 마음 아픈 분은 대통령”

2016.10.26 23:08

비서실장, 성난 민심 못 읽고 ‘적반하장식 두둔’ 논란

비서진 일괄사퇴·전면 개각 거론 속 ‘가능성’ 미지수

청와대는 26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첨삭 등 국정개입 의혹에 입을 꾹 다물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할 말이 없다” “상황을 지켜보자” 등만 되풀이할 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사과가 ‘거짓 해명’ 논란으로 번지면서, 더 꼬였다는 당혹감도 엿보였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민들에게 많은 아픔을 줬지만 그에 못지않게 피해 입고 마음 아픈 분이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을 ‘피해자’로 두둔한 것으로, 이 실장이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을 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탈당, 인적쇄신 요구에 대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연설문 사전유출을 검찰에 수사의뢰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유출 부분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포함될 부분도 있으니 수사를 보도록 하자”고 답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한 만큼 나머지 의혹은 검찰 수사에서 밝히면 된다”(고위 관계자)고 했지만 내부적으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국민사과 이후 여론이 악화된 것이 문제다.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 표현 등에만 최씨가 관여했다’는 박 대통령 해명은 최씨가 대북 접촉 등 민감한 외교안보 관련 자료를 넘겨받고 인사에도 관여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거짓말 논란’으로 번졌다.

청와대 내에선 이원종 실장 이하 비서진이 일괄사표를 내고 동반 사퇴하는 방안과 전면 개각도 거론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인적쇄신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여권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민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의 사퇴, 개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실장은 예결위에서 “(거취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 ‘하야’ ‘탄핵’까지 공공연히 제기될 정도로 성난 민심을 인적개편으로 달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제기된다. 국정농단을 용인한 당사자는 박 대통령인데, 주변 인사들을 쳐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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