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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소유 강남 빌딩에 연예인 출입 사설도박장 있었다”

2016.12.22 10:33 입력 2016.12.22 10:45 수정

2000년대 중반 최순실씨(60·구속기소)가 강남 ‘금싸라기 땅’에 소유 중인 200억원대 건물에 사설도박장이 운영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도박장에는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별도의 ‘VIP룸’이 차려져 연예인들이 드나들기도 했다고 한다.

22일 영화업계에 종사하는 ㄱ씨의 진술에 따르면 2005~2006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최씨 소유의 빌딩에 사설도박장이 있었다. 이 도박장은 373.04㎡(약 113평) 면적의 건물 2층에서 간판도 없이 영업을 했다. 바카라(카드 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강원랜드에 있는 것과 같은 게임 테이블이 3개 놓여져 있었다. 테이블마다 딜러들이 배치됐고, 그중 여직원 1명은 ‘강원랜드 출신’이었다고 기억했다.

ㄱ씨는 2006년 무렵 지인 소개로 이곳을 낮 시간대에 처음 방문했다. 여기에는 맥주·위스키를 파는 소규모 바도 있었다. ㄱ씨는 “지인이 ‘재미있는 곳이 있다.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사무실도 가깝고 해서 가게 됐다”고 말했다. 미승빌딩은 건물 외벽이 유리로 돼있다. 이 도박장은 외부 노출을 의식한듯 창가에 가까운 쪽에는 휴게공간에 해당하는 좌석을 비치했다. 창가에서 멀리 떨어진 쪽에 게임 테이블을 설치해 바깥에서 잘 보이지 않도록 내부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서울 강남구에 소유하고 있는 빌딩.  강윤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서울 강남구에 소유하고 있는 빌딩.  강윤중 기자

이 도박장에는 연예인들이 출입하는 ‘VIP룸’도 있었다고 한다. ㄱ씨는 “최초에 방문을 제안한 지인이 ‘연예인 ○○○하고 함께 갔다’고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자신이 방문한 날 비슷한 시기 도박장 출입이 발각돼 곤욕을 치른 한 연예인이 VIP룸에 와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강남 일대에 사설도박장이 횡행했는데,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사들의 출입이 ‘사회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ㄱ씨는 도박장 방문 중 경찰이 들이닥친 일화도 들려줬다. 그는 “한번은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랬더니 어떤 사람이 경찰관을 향해 ‘(특정 공간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한참 있다가 경찰관이 나와 ‘영업하는데 죄송하게 됐다’고 인사를 하고 나갔다”고 말했다. 만약 최씨가 직접 도박장을 운영하지 않았더라도 임대를 해준 것만 가지고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임대인이 자기 소유 건물을 임차하면서 도박장 개설을 미리 알았다면 도박개장죄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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