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발끈한 반기문 “계속 위안부 합의 물어본다…나쁜 놈들”

2017.01.18 20:33 입력 2017.01.18 22:51 수정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이 한·일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인식은 오해라며 앞으로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귀국 당일인 지난 12일 공항철도 발권기에 2만원을 넣으려 한 것에 대해선 “그걸 못한다고 비난하면 공정하냐”고 반문하는 등 언론에 대한 불편함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반 전 총장은 18일 대구 한국청년회의소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위안부에 관해 제가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며 “제가 누구냐. 대한민국 국민이고 유엔 사무총장을 했다. 인권에 관한 한 대한민국 어떤 분이라도 나와서 저와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걸렸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드디어 (일본) 총리가 사과하고 정부 예산으로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깊이는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할머니 한을 풀어줄 수 있는 그런 범위 내에서 합의가 돼야 하는데 그건 아니라도 기틀은 잡혀간 것”이라며 “완전히 끝났다? 그렇게 너무 오해하지 말라”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청년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반 전 총장은 ‘공항철도 발권기 2만원 투입’ 논란에 대해선 “여러분 파리에 가서 전철표 끊을 때 금방 할 수 있느냐”며 “왜 그걸 못하냐고 비난하면 그게 공정하냐. 약간의 애교로 봐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페이크 뉴스, 가짜뉴스, 남을 헐뜯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할 일 아니다”며 “이런 걸 고쳐야겠다. 정치인이 아니지만 나라도 좀 해봐야겠다. 유엔 사무총장 10년 했는데 저도 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언론에 대해선 “여러분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피해당하고, 국민들이 피해당하고 있다. 좀 공정하게 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말할 때 약간의 실수를 가지고 대단한 논란이 되는 것처럼 한다. 제가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를 계속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 묻지마세요. 그건 페어(공정한) 싸움이 아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저녁식사 뒤 자리를 뜨면서 한 참모에게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합의)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에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기자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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