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휴가는 직장인만의 권리?···프랑스 정부, 모든 여성에게 동등한 출산휴가 보장하기로

2017.06.05 14:18 입력 2017.06.05 14:23 수정

출산휴가는 아이를 낳은 모든 여성의 권리이다. 직장이 없더라도, 시간제 노동자라도, 자영업자라도 이 권리를 누려야 한다. 이런 생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모든 여성을 위한 공통 출산휴가’를 내세웠다.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남녀평등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이 ‘공통 출산휴가’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마를렌 시아파 장관은 이날 프랑스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여름부터 모든 여성에게 “사회적 지위나 직업 활동의 여부와 관계 없이” 출산휴가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권리 보장을 위한 첫 번째 선도적 조치로 이 공통 출산휴가를 소개했다. 현재 프랑스 여성 노동자들은 최소 16주의 출산휴가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고용 형태에 따라 출산휴가의 기간과 수당이 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Photo by Fiona Goodall/Getty 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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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장관은 “여성들이 가장 유리한 수준으로 조정된 상태에서 후한 보수를 받으며 진정한 출산 휴가를 누리는 것”이 공통 출산휴가 제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고용 형태에 따른 출산휴가의 보상의 차이를 메우는 것이 목표라는 뜻이다. 그는 “임금 노동자들은 50여일간의 출산휴가를 비교적 후하게, 꽤 괜찮게 보상을 받으며 누릴 수 있다. 반면 예를 들어 자유기고가나 자영업자, 공연 분야의 단속적 노동자들, 변호사나 의사 등 자유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출산휴가는 정비되어 있지 않고 보상이 적고 특히 그 기간이 훨씬 더 짧다”고 말했다. 장관의 측근은 AFP통신에 “(출산휴가의) 차이를 조정해 높은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이 이 제도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출산 여성들은 올해 여름부터 ‘단일 디지털 포털’에서 출산휴가를 신고하고 자신들이 받을 수 있는 수당의 액수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들은 대체로 이 조치를 반기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인 36세의 변호사 안느 리스 르브랭은 이 조치를 환영했다. 그는 리베라시옹에 “내가 출산휴가를 갈 때는 의사에게 출산휴가 서류에 도장을 받고 수당을 받기 위해 이를 자영업자의 사회보장을 관할하는 기관에 보내야 했다. 매우 시대에 뒤떨어진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출산휴가 중인 28세 양호교사 레슬리는 임금을 받거나 자유 직종으로 일할 수 있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 그는 “임금 노동자의 형태를 택했을 때는 세 달 반 동안의 출산휴가 동안 월 1700유로의 수당을 받았다. 자유직종으로 일할 때는 두 달 반 동안 3600유로를 받았다. 정말로 우리 모두가 평등한 토대에 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은 이 조치는 최소한의 것으로 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성단체 ‘콜렉티프 나쇼날’의 대변인 수지 로트망은 “모든 여성들이 임금 손실 없이 16주간의 출산휴가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며 이 조치는 최소한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임금의 보전, 임신 여성의 노동시간 조정 의무화, 부당한 해고로부터의 보호 등에 있어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 ‘대담한 페미니즘’의 대변인 라파엘 레미 르뤼도 “보편 권리의 하나로 이 조치를 환영한다”며 “이 조치가 하향 평준화가 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남녀평등을 강조한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아빠들도 정부에 출산휴가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프랑스의 아빠들은 11일간의 유급 출산휴가를 갈 수 있다. BFMTV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한 남성은 나로 시나르파드라는 가명으로 아빠 출산휴가를 4주로 늘려달랐다는 청원을 내 그때까지 1만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는 “나는 이제 막 30세가 됐고 아직 아이는 없지만 아이를 돌보지 않는 아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11일은 너무나 짧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휴가는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학습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며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웠듯 남성들도 부성 출산휴가 확대를 위해 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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