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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평등 교육'으로 비난받은 초등학교 ‘페미니즘 교사 동호회’ 결국 해산

2017.10.10 15:25 입력 2017.10.10 16:19 수정

온라인 매체 ‘닷페이스’의 ㄱ교사 인터뷰 동영상에 소개된 그림일기에서 남학생들만 운동장을 쓰고 있다. | 닷페이스 동영상 캡쳐

온라인 매체 ‘닷페이스’의 ㄱ교사 인터뷰 동영상에 소개된 그림일기에서 남학생들만 운동장을 쓰고 있다. | 닷페이스 동영상 캡쳐

최근 ‘페미니즘 교육’을 주장한 한 초등학교 교사의 온라인매체 인터뷰 영상으로 보수단체의 반발에 부딪힌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의 페미니즘 교사 동호회가 지난 8월 자진 해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은 학내 페미니즘 동호회 모임을 주도한 ㄱ교사가 지난 7월 온라인 매체 <닷페이스>의 인터뷰에 출연해 “페미니즘은 바로 인권의 문제”라는 발언을 한 내용 등을 문제삼아 ㄱ교사의 법적 처벌과 학내 페미니즘 교사 동호회를 폐쇄할 것을 주장해 왔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 ㄴ초등학교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학부모님께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가정통신문을 보내 “이유를 불문하고 학교로 인해 겪게 됐던 그간의 혼란과 불안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닷페이스 인터뷰로 인한 사안의 발생 초기 학부모님들과 소통하며 공동대응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에 “교육학습공동체 ‘페미니즘 북클럽’은 오해를 받지 않도록 이미 지난 8월에 회원의 자발적 결정으로 해체했다”며 “아울러 앞으로도 학교내 양성평등 교육은 시교육청의 지침을 준수할 것이므로, 부모님들께서는 이 점에 대하여 불안감을 내려놓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페미니즘 북클럽’은 ㄴ초등학교 교원 58명 중 21명이 활동하는 교내 최대 교사 동호회로,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고 성평등 교육 등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이다. 지난 5월 ㄱ교사가 주도해 결성됐다. ㄱ교사는 지난 7월 말 닷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은 인권의 문제” “여자아이들은 왜 운동장을 갖지 못하냐” 등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일부 누리꾼의 신상털기와 허위 비방에 시달려왔다. 상황이 악화되자 동호회 소속 교사들이 사태를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모임을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교육지원청에서는 ‘해당 교사 및 관련교사, 학교 관리자, 다수의 면담 요청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사 내용 분석 및 전문가 면담, 관계법령 검토를 면밀히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왔다”면서 “해당 교사도 학부모님들에게 불안과 불편을 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글을 보내왔으며 이를 학부모 대의원회에서 공개했다”고 알렸다. 또 “학부모님들의 이해와 협조 덕분에 점차 안정된 교육활동을 회복하고 있게 된 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보수성향 학부모단체인 학생인권조례폐지운동본부는 지난달 20일 ㄱ교사와 ㄴ초등학교 교장을 아동복지법·아동학대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정치하는엄마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진보 성향 23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ㄱ교사가 페미니즘 교육 필요성에 관한 인터뷰를 한 뒤 한 달 넘게 인신공격성 폭력과 명예훼손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ㄱ교사 지지 운동을 시작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ㄱ교사를 대신해 보수단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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