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인, 나이지리아 국민작가에 “나이지리아에도 서점이 있느냐”고 물었다가…

2018.01.30 15:04 입력 2018.01.30 15:26 수정

지난 주말을 전후해 소셜 미디어 상에 나이지리아의 문학적 유산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의 도서관과 서점 숫자가 소개됐고, 아프리카 출신의 문학상 수상자를 언급하는 이도 있었다.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한 인터뷰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 킹스시어터에서 2017년 11월13일 열린 ‘2017 글래머 올해의 여성상’ 시상식에서 치마만다 은고지 아다치에가 발언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뉴욕 브루클린 킹스시어터에서 2017년 11월13일 열린 ‘2017 글래머 올해의 여성상’ 시상식에서 치마만다 은고지 아다치에가 발언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프랑스 외무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연 ‘생각의 밤(Nuit des Idees)’ 행사의 일환으로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다치에를 초청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행자인 저널리스트 카롤린 브루에는 아다치에에게 나이지리아에서도 본인의 책이 읽히느냐고 물었고 아다치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브루에는 “나이지리아에도 서점이 있느냐”고 아다치에 다시 물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접하는 나이지리아 소식이라고는 보코하람 이야기와 폭력에 관한 것이 거의 전부”라며 “새로운 관점에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고 했다.

아다치에는 “(내 책이) 나이지리아에서 읽힌다.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학교 교재로도 쓰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질문을 내게 했다는 사실 자체가 프랑스의 낮은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다치에는 나이지리아의 ‘국민 작가’로 통한다. 2007년엔 여성작가에 주는 영국 최대의 문학상 ‘오렌지상’을 수상했으며,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페미니스트이며 한국에서도 <엄마는 페미니스트> 등 작품이 소개됐다.

프랑스 외무부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게시된 해당 인터뷰 동영상은 3만8000회 이상 시청됐다. 관련 트윗은 1만6000개가 넘었다. 아다치에가 해당 인터뷰와 관련해 올린 페이스북 글은 3000회 넘게 공유됐고, 1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어떤 이는 “나이지리아엔 대학교에만 140개가 넘는 공공 도서관이 있고, 316개 정도의 사설 도서관이 있다”고 했다. 서점 숫자를 담은 게시물들도 있었다. 또 다른 이들은 월레 소잉카, 치누아 아체베 같은 작가와 시인들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나이지리아의 문학적 유산을 기억하기를 바랐다. 나이지리아의 소설가인 소잉카는 1986년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나이지리아 시인이자 소설가인 아체베는 2007년 영국 작가 이언 매큐언과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반면 어떤 이들은 이같은 작가들의 작품이 그들의 고국에서조차 충분히 읽혀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른 이는 진행자의 질문을 비판하면서도 나이지리아에 대한 인식 수준의 냉정한 현실을 말했다.

아다치에는 인터뷰 하루 뒤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자는 당시 역설적인 질문을 시도한 것이었으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가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이지리아에서 교육을 받았다, 내 책이 고국에서 읽혀지고 있으니 나이지리아에 적어도 서점 한 개는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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