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흉기난동’ 몰래 신고했는데도···경찰은 “누가 신고했냐”고만 묻고 철수

2019.01.21 09:07 입력 2019.01.21 10:09 수정

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행패를 부려 같은 버스에 탄 승객이 이를 몰래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신고자만 찾다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철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출동한 뒤 신고자가 자신을 노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누가 신고하셨어요?’라며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찰과 신고자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앞을 지나던 마을버스 안에서 한 남성이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수차례 허공에 휘둘렀다. 이 남성은 다른 승객들을 향해 “가까이 오지 마라”며 욕설을 하기도 했다.

함께 버스를 타고 있던 승객 ㄱ씨는 112에 “파란 패딩을 입은 남자가 욕설하며 커터칼을 들고 있다”고 문자메시지로 신고를 했다.

당시 흉기를 든 남성은 누군가와 다투던 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동한 경찰관은 다음 정류장에서 버스에 탔지만 흉기를 든 남성은 그대로 둔채 신고자만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신분이 들킬까 두려움을 느낀 ㄱ씨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경찰관은 버스에서 그대로 내렸다.

ㄱ씨는 곧바로 뒤따라 내려 자신이 신고자임을 밝히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남성을 찾아 간단히 신원 확인만 하고 그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112신고 문자 시스템의 오류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있다’는 신고 내용이 현장 경찰관에게 전달이 안 됐다고 해명했다. 첫 신고 이후 ㄱ씨가 ‘우리가 신고한 걸 모르게 해 달라’고 보낸 문자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단순 신고로 현장에 경찰관이 출동했고 커터칼만 들고 있다는 이유로 임의동행은 어렵다는 판단에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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