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첫 내한공연에 등장한 설리와 서지현 검사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

2019.12.09 06:00 입력 2019.12.09 20:15 수정

U2는 지난 8일 오후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내한 콘서트에서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을 부르며 설리를 추모하고, 한국을 비롯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여성들의 얼굴과 이름을 스크린에 등장시켰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U2는 지난 8일 오후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내한 콘서트에서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을 부르며 설리를 추모하고, 한국을 비롯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여성들의 얼굴과 이름을 스크린에 등장시켰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밴드 U2가 결성 43년 만에 연 첫 내한공연에서 얼마 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설리(25·본명 최진리)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서지현 검사를 비롯해 대한민국 역사를 바꿔나간 여성들을 기억했다.

U2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내한 콘서트에서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을 부르며 설리를 추모하고, 한국을 비롯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여성들의 얼굴과 이름을 스크린에 등장시켰다. ‘라이트 마이 웨이’(Light My Way)라는 부제가 달린 ‘울트라바이올렛’은 “눈에서 눈물을 닦고 네가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잖아”라는 가사가 담긴 곡이다. 설리의 얼굴이 스크린에 등장하자 일부 관객은 울음을 터뜨렸다.

U2의 보컬 보노가 “세계 여성들이 단결해 역사를 새로 써 ‘허스토리’로 만드는 날이 바로 뷰티풀 데이”라고 외치자 스크린에 떠있던 ‘히스토리’(History)라는 글귀가 ‘허스토리(Herstory)’로 바뀌었다. 설리와 서지현 검사 외에 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민간 여성 비행사 박경원, 대한민국 1호 여성 변호사 이태영 박사, 국내 최연소 축구 국제심판 출신 홍은아 이화여대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 국가무형문화재 해녀 등 다양한 여성의 얼굴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무대 스크린에 고 설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오른쪽부터)의 얼굴이 등장했다. 설리의 얼굴을 본 일부 관객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유진 기자

무대 스크린에 고 설리,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오른쪽부터)의 얼굴이 등장했다. 설리의 얼굴을 본 일부 관객은 울음을 터뜨렸다. 이유진 기자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전세계 여성 활동가들 얼굴도 차례대로 등장했다. 곡을 마칠 무렵엔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스크린에 한글로 등장했다. 공연 관계자는 “설리를 비롯한 여성들에게 헌정한 이 무대는 U2 측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 꾸민 것으로 한국 관계자들도 무대를 보기 전까지 설리나 서지현 검사 등이 무대에 등장할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보노는 이날 공연 도중 “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여사가 (공연장에) 와주셨다”며 “감사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공연을 찾은 김 여사는 공연 관람에 앞서 보노와도 사전 환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전 보노를 청와대에서 접견할 예정이다.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U2의 첫 내한공연답게 공연에는 2만8000여명의 관객들이 몰렸다. 3집 <워>(War)의 타이틀 곡 ‘선데이 블러드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로 포문을 연 U2는 연이어 ‘아 윌 팔로우’(I Will Follow)와 ‘뉴 이어스 데이’(New Year’s Day) 등을 연이어 불렀다.

지난 8일 오후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밴드 U2가 결성 43년 만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지난 8일 오후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밴드 U2가 결성 43년 만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제공

특히 U2의 첫 그래미 수상 앨범인 <더 조슈아 트리>(The Joshua Tree)의 수록곡 전체를 라이브로 느낄 수 있었다. ‘웨어 더 스트릿 헤브 노 네임’(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을 시작으로 ‘아이 스틸 해븐 파운드 왓 아임 루킹 포’(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와 U2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위드 올 위드아웃 유’(With or Without You)를 열창했다. 관객들은 가사를 따라 열창하며 화답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한국 대박이에요” 등을 외친 보노는 총 25 트랙으로 꾸며진 셋리스트를 꽉 채우며 완벽한 라이브 공연을 선보였다. U2는 독일 통일 과정을 지켜보며 쓴 노래인 ‘원’(One)을 끝으로 “평화”를 외치며 공연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U2는 보컬 보노, 키보드 디 에지, 베이스 기타 애덤 클레이턴, 드럼 래리 멀린으로 구성된 4인조 록밴드다. 원년 멤버 4명이 현재까지 함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U2는 전세계에서 1억8000만여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으며, 총 22회 그래미 수상·빌보드 앨범 차트 1위 8회·UK 앨범 차트 1위 10회·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 등 괄목할 만한 업적을 쌓아왔다.

그 중에서도 리더인 보노는 빈곤과 질병 종식을 위한 기구인 ‘원’(ONE)을 공동 설립하고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U2의 대표작 <더 조슈아 트리> 발매 30주년을 기념해 진행됐다. 2017년 유럽과 북남미 및 멕시코 등에서 진행됐으며, 지난 11월 뉴질랜드·호주·싱가포르·일본에 이어 이번 한국 콘서트가 진행됐다. 공연은 필리핀·인도 일정으로 마무리되며 총 66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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