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체, 5월28일엔 없었다” 첫 발견자 진술… 사망 시점 논란

2014.07.25 21:47 입력 2014.07.25 22:19 수정
순천 | 나영석 기자

‘25일 이후’ 발표보다 3일 늦어

부패 기간 ‘최대 15일 내’ 줄어

다른 곳서 숨진 뒤 옮긴 정황 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를 최초 발견한 박모씨(77)가 지난 5월28일쯤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 갔을 때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의문이 일고 있는 유 전 회장 사망 시점이 ‘5월25일 이후’에서 ‘5월28일 이후’로 늦춰진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에 대한 경찰의 변사보고서에 박씨가 지난 5월28일쯤 밭에 갔을 때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기록돼 있다고 25일 밝혔다. 박씨는 경향신문 취재에 “지난달 12일 사체 발견 때까지 보통 보름에 한 번꼴로 매실밭을 둘러보러 다녔다”며 마지막으로 간 시점이 5월28일 무렵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또 “유 전 회장이 차렷자세로 반듯하게 있었고 머리는 왼쪽으로 젖혀져 얼굴의 부패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손목이 장작개비처럼 바짝 말라붙어 있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이 매실밭에서 사망했다면 5월25일 이후로 추정돼온 사망 시점이 3일 이상 늦춰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신 부패에 걸린 기간도 ‘최대 17∼18일’에서 ‘최대 15일 이내’가 되는 셈이다. 유 전 회장의 사체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하는 데 15일이 걸렸다는 것이 된다.

이에 따라 유 전 회장이 매실밭에서 숨진 것이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숨진 뒤 옮겨졌을 것이라는 추정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의 시신 발견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자 경찰은 관련자 조사와 유사 변사사건 검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병언 변사사건 수사본부의 김규현 본부장(전남경찰청 제1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믿어야 하지만 일부에서 시신 발견일이 6월12일보다 훨씬 앞선 4월이라는 주장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런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 5명을 접촉해 정확한 발언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4월부터 6월 사이에 인근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을 모두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유 전 회장의 주요 유류품 중 지팡이를 잃어버린 사실을 시인했다. 최삼동 순천서장은 “변사 현장 사진을 보면 분명히 지팡이가 있었는데, 회수해서 가져오는 과정에서 어디론가 사라졌다”며 “차에서 분실했다거나 병원에서 잃어버렸다는 등 여러 얘기가 있어 현재 회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이 지난 24일 오전 송치재 별장에서 사체 발견장소 방향으로 500여m 떨어진 곳에서 발견한 검정색 뿔테안경은 발견 지점 부근에서 매실밭을 일구는 윤모씨(77)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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