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면담 외면한 채 부산서 민생행보

2014.08.23 06:00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부산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자갈치시장을 방문, 추석명절을 앞두고 서민물가를 점검했다. 지난달 1일 청주 서문시장과 11일 경기 김포 소재 로컬푸드 직판장 방문에 이어 40여일 만에 민생 현장 행보를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날로 40일째 단식을 이어가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47)의 면담 요구를 외면한 채 강행하는 박 대통령의 민생행보에 얼마나 진정성이 실리겠느냐는 비판이 야권에서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한 상점에서 수산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한 상점에서 수산물들을 둘러보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22일 오후 자갈치시장에서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갈치시장을 수산물 유통과 관광이 융합된 명소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산물 가공식품을 둘러볼 때 동행한 서병수 부산시장이 “시간이 없습니다”라고 하자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했다.

가공식품을 시식한 후에는 “어묵회는 비린내가 없고 다시마 전병은 맛이 좋다”고 품평했다. 박 대통령은 상인들에게 “추석인데 손님이 좀 늘었나요”라고 물었고,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미역·다시마·바닷장어 등 수산물 18만5000원어치를 구매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준공식에 참석한 뒤 지역 중소기업인 70여명과 가진 오찬에서 “기술금융을 적극 취급하는 은행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검사나 제재 등의 감독도 개선해 기술금융 제공에 따른 인사나 성과, 평가상의 불안감과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조만간 이런 내용의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반발했다. 청와대가 김영오씨에 대한 ‘면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이른바’ 민생행보를 한 것을 두고 “사람 생명보다 우선하는 민생이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사퇴한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남재준 전 국정원장을 각각 청와대로 불러 위로했다는 보도도 반발을 불렀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김 전 실장과 남 전 원장을 불러 격려할 시간이 있는 대통령이 ‘내 자식이 왜 그렇게 억울하게 죽었는지 진실을 알고 싶다’며 목숨까지 걸고 단식하는 김영오씨는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비정하고 모진 대통령이 또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슬프고도 화가 나는 아침”이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