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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미안해”…30년간 아내 병수발한 70대, 아내 살해뒤 자살 시도

2014.09.23 10:38 입력 2014.09.23 11:17 수정

30년 간 파킨슨병을 앓는 아내를 수발해온 70대가 둔기로 아내를 때려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을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대구수성경찰서는 지난 10일 낮 12시15분쯤 대구 수성구의 한 주택 안방에서 주인 문모씨(72)가 머리에 상처를 입고 부인(70)은 숨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발견 당시 부인은 피를 흘린 채 안방 침대에서, 문씨도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안방 화장실 좌변기에서 각각 발견됐다.

당초 경찰은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오다가 남편 문씨가 둔기로 아내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 것으로 밝혀냈다.

경찰조사 결과 문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쯤 안방침대에서 잠든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8차례 때리고 손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뒤 자신도 머리를 때려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아들에게 “미안하다. 엄마랑 같이 (저 세상에) 가려고 그랬다”라고 말한 뒤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문씨는 “아내가 최근 병세가 악화돼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병수발하던 나도 지쳤다. 자식에게 짐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달 초부터 동반자살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문씨가 장기간의 병수발을 견디지 못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반자살 계획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일단 살인 혐의를 적용, 문씨가 회복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손 떨림, 느린 행동, 몸 마비 등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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