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은 ‘비싼 장난감 갖고 노는 비만 어린이’…결국 전작권 포기?”

2014.10.24 16:54 입력 2014.10.30 19:46 수정
디지털뉴스팀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사진)은 “1980년대 이전 반민주 시대의 공룡으로 머물러 있는 군(軍)의 개혁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23일 촉구했다.

이 위원은 이날 올린 팟캐스트 <이대근의 단언컨대> 제 52회 ‘군, 이대로 두면 큰 일’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위원은 군 개혁이 필요한 이유로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엄청난 규모의 국방비를 쓰고 있지만 정작 한국 군대는 각종 비리와 추태로 얼룩져 있으며, 국방까지 외국에 책임져 달라는 무능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한국 군대의 실체는 한 마디로 “비싼 장난감을 갖고 노는 비만 어린이”라고 꼬집었다.

[이대근의 단언컨대]“우리 군은 ‘비싼 장난감 갖고 노는 비만 어린이’…결국 전작권 포기?”

그러면서 이 위원은 “군이 이렇게 된 것은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무능한 군을 방치하고 나아가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이날 한국 군대의 기강 해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들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그는 “군 간부들이면 모두 국방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줄 아는가? 군을 믿고 우리는 편히 발을 뻗고 잠을 자도 되는가?”라고 하면서 경향신문 10월22일자 기사를 예시했다. 병영문화 혁신 위원 10여명이 지난 6일 평택 해군 2함대에서 고속정을 타고 인천 해역 방어사령부로 향할 때 인천대교 부근에서 고속정 엔진이 멈춰 30~40분간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했던 일이다. 이 위원은 “이것이 우리 방위산업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육군 특수전 사령부 방탄복 2000벌이 북한군 소총에 완전히 관통되는 품질 불량이며 특전사는 이런 문제를 알고서도 방탄복을 구입한 사실이 국감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 위원은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에 버금가는 대표적인 군 비리”라면서 방위사업청 간부 두 명이 특정 업체를 봐줘서 방사청이 탐색 인명 구조를 위한 첨단 구조함인 통영함에 쓸 2억짜리 음파 탐지기를 41억원에 사게 만든 사례를 언급했다. 이 위원은 “시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여서 엄청난 국방비를 쓰고 있는데 상당한 세금이 이렇게 군 간부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 엉터리 무기와 불량 군수품 만드는 방산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며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다. 총이 나가지 않고 포 발사가 안 되고, 함정이 가다가 멈춘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이 위원은 군에 특별 경계령이 내려진 지난 6월 신현돈 1군 사령관이 작전 지역을 벗어나 술을 먹고 만취 후 일어난 소동과 동부 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 수도권 지역의 사단장에 의한 부하 여군 성추행 사건, 병사들이 가혹행위를 한 끝에 사망한 윤일병 사건 등을 언급했다. 이 위원은 “우발적 사건, 혹은 우연의 연속이라고 봐줘야 할까? 그러기에는 반복적인 패턴, 고질적 성격이 분명히 드러나,사회적 병리 증상이 심한 이 병영이 바로 한국 군대의 특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단정했다.

한국과 미국이 내년 12월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기로 23일(미국 시간) 최종 합의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위원은 이것이야말로 한국 군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질타했다.

이 위원은 “(한국 군은)이 나라 국방을 대신 책임져 달라고 외국에 매달리고 있다. 스스로 나라를 지킬 능력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며 “북한이 무서워서 미군의 바짓가랑이라도 잡아야겠다는 건데, 그럼 언제쯤이나 군대가 북한군을 무서워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북한의 3차 핵실험을 전작권 포기 이유로 드는데, 남북관계, 북미관계 이렇게 대립상태를 방치해서는 북한이 당연히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는 국방책임 못 지니 계속 미군이 맡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역지사지 해보자. 북한은 그럼 무슨 배짱으로 전작권을 스스로 행사하나”라면서 ‘이걸로 미루어 남한군이 북한군대보다 못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한국 군대가 왜 이렇게 탐욕스럽고 기강해이에 정신상태가 엉망이 됐나,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첫째, 박 대통령이 무능한 군을 방치하고 나아가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군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북한 경비정 북방한계선 월선으로 교전 했을 때 ‘군이 알아서 하라’고 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은 “국가 안보외교를 책임진 자리에 육참총장이나 합참의장을 거친 국방장관 출신을 연이어 앉히고 경호실장에 육참총장을 임명하는 등 유신의 추억에 빠진 대통령이 주변에 군인사를 두고 군대의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또 “둘째, 군의 문민 통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프랑스 등의 사례처럼 민주주의 체제에서의 군대는 시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민간 지도자가 군을 지휘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 군장성이거나 예비역 장성들로 구성된 국방부 간부들을 민간 엘리트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군 개혁,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면서 “군에 의한 군통제는 군의 자기 확장, 자기 비대화의 논리를 향해서만 달려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7년 민주화를 시작한지 27년이 되었는데 군대만 민주화의 예외 지대로 남아 1980년대 이전의 반민주 시대 군대의 공룡으로 머물러 있다”면서 “군대의 민주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촉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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