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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부는 삼성···연말 ‘삼성맨’ 수천명 짐싸나

2014.11.27 15:57 입력 2014.11.27 19:13 수정

삼성그룹에 불고 있는 인력감축 분위기가 심상찮다. 일부 금융계열사에서 시작된 감원바람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아직 ‘무풍지대’로 남아있는 삼성전자에도 휴대전화 실적 악화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칼바람’ 부는 삼성···연말 ‘삼성맨’ 수천명 짐싸나

삼성의 구조조정 바람은 지난해 금융계열사에서부터 시작됐다. 2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작년에 과장·대리급 인력 100여명을 금융과 전자 계열사로 전환 배치했다. 이어 올해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상대로 희망퇴직이나 계열사 전보 조치를 통해 300여명을 감원했다.

삼성생명도 올 5월까지 전직지원, 희망퇴직, 자회사 이동 등으로 100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했다. 삼성카드는 최근 전직을 원하는 장기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적, 창업·재취업 휴직, 전직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아예 연중 내내 퇴직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금융계열사발 감원 바람은 점차 그룹 중심부로 세를 확장하며 이동 중이다. 제조업 계열사로까지 감원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달들어 40∼50대 차장·부장급 직원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신청자는 퇴직금 외 2년치 연봉과 일정 기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달 중 그룹 차원에서 경영진단을 진행한 뒤 조직 통폐합이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9월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사업을 접으면서 희망퇴직으로 200여명을 감원했다.

이제 남은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IT·모바일(IM)부문 소프트웨어 인력 500여명을 전환 배치했다.

통상 전환배치는 구조조정과 동시에 진행하거나 구조조정의 전 단계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문에 재계에선 그룹 내 구조조정 바람이 이미 삼성전자에 상륙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환배치 결과 등에 따라 본격적인 희망퇴직이나 전·이직 지원 등 인원감축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단행된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 매각소식은 이같은 분석에 보다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이 그룹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음주 예정된 삼성 사장단 인사에 대한 전망도 예사롭지 않다. 재계에서는 실적 악화 문제 및 계열사 매각 등의 이유를 들어 대규모 문책성 인사가 날 가능성을 제기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인력감축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게 변수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해체 시 유력한 시나리오로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내 전자·금융·건설 계열사를 총괄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제적인 인지도와 국가 경제 기여도 등 여러 상징성을 감안할 때 경영승계가 완료되기도 전에 삼성전자의 인력부터 감축하는건 여러모로 이 부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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