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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등 대한항공 3남매의 ‘사기업’ 싸이버스카이…일감 몰아주기·노동력 착취 논란

2014.12.22 06:00

기내 면세품 통신판매 독점

작년 매출 모두가 수의계약

판매 승무원들 수당도 없어

업무상 배임·조세포탈 의혹

‘땅콩 회항’ 사건을 계기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몸담은 업체들의 운영방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조 전 부사장 3남매의 사실상 사기업인 싸이버스카이의 영업방식에 일감몰아주기, 노동력 착취부터 배임·조세포탈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싸이버스카이는 기내잡지 광고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는 비상장 회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세 자녀인 조 전 부사장, 조원태 부사장, 조현민 전무가 지분을 33.3%씩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2억8900만원이었다. 매출 가운데 84%가량인 35억9030만원이 한진그룹의 8개 계열사에서 나왔다. 대한항공에서만 32억1600만원이다. 모두 수의계약으로 따낸 것으로,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다.

항공업계에서 기내 면세품 판매는 운영비가 많이 드는 유통망이나 영업 전략 없이 가능한 알짜사업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경영진이나 지배주주 등이 회사에 득이 될 수 있는 사업으로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은 ‘회사 기회 유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3월3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창사 45주년 기념식에서 아들 조원태 부사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조현아 전 부사장(다섯번째), 조현민 전무(여섯번째) 등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3월3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열린 창사 45주년 기념식에서 아들 조원태 부사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조현아 전 부사장(다섯번째), 조현민 전무(여섯번째) 등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또 있다. 싸이버스카이의 면세품 판매는 자체 직원들이 아니라 대한항공 기내 승무원들이 비행기 안에서 한다는 것이다. 또 승객은 싸이버스카이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전 주문한 상품을 기내 승무원을 통해서만 수령할 수 있다. 별도 법인인 싸이버스카이 영업에 대한항공 승무원의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기내 면세품 판매 수당도 받지 않는다. 판매 목표액을 달성하면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현재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에 대한 판매 압박 강도도 높다. 기내 면세품 판매실적은 팀 전체 평가에 반영되며, 판매 대금에 문제가 생기면 승무원들이 나눠 변상한다. 2012년에는 한 승무원이 변상 압박에 목숨을 끊기도 했다. 글로벌 유통전문지 무디리포트가 밝힌 대한항공의 올해 기내 면세품 목표액은 1억9400만달러(약 2133억원)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열심히 팔면 뭐하나. 모두 다른 주머니로 들어가는데”라는 불만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별도 수당 없이 승무원을 삼남매 개인회사 업무에 동원한 것은 업무상 배임과 조세 포탈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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