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질환으로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신세계그룹과 한솔그룹 등 범 삼성가 인사들이 병문안했다는 내부 전언이 나왔다.
삼성 관계자는 22일 “이 회장 직계가족 외에도 최근 다른 그룹의 친척 등 일부 가까운 지인들이 병문안을 했다”며 “특히 신세계와 한솔 등 범 삼성가 경영진도 입원실을 찾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이건희 회장이 위독하다거나 이미 사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 판단이다.
여러 명의 지인들이 병문안을 한 이상, 삼성 측이 발표한 내용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는 재계 및 언론에 금방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아 삼성 측의 ‘입단속’은 정황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나 한솔과 신세계 등 범 삼성가의 가족·친척들이 언제 이 회장을 방문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현재 회복세에 대해서는 “하루 15시간 이상 눈을 뜨고 있고, 다른 사람이 부르면 시선을 마주치는 정도라는 기존 설명 외에 더 할 말이 없다”고만 밝혔다.
삼성은 일부 언론의 ‘이건희 사망’ 보도 후 수 개월이 지났지만 당초 밝힌 것과 달리 법적 대응엔 나서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자칫 정면 대응하면 또 다른 뒷말을 낳을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삼성이 확전을 삼가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심근경색 증상으로 인근 순천향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며, 이튿날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혈관 확장술(스텐트)을 시술 받았다. 당시 심폐소생술까지 이뤄졌고, 삼성 계열 병원에 입원한 뒤 병세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 재계에서는 무성한 소문을 낳았다.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은 사실상 이건희 회장의 유고 속에서 그룹 승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