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중정 출신·공안 만능… “국정원 개혁, 초가삼간 태우기”

2015.02.27 22:09 입력 2015.02.27 22:28 수정

국정원장 깜짝 발탁된 전 안기부 2차장

2007년 대선캠프 외교안보자문… “용산참사는 폭동” 칼럼 쓰기도

국가정보원장에 ‘깜짝 발탁’된 이병호 전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75·사진)을 두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내정자가 정치권에서는 ‘무명(無名)’에 가까울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병호, 중정 출신·공안 만능… “국정원 개혁, 초가삼간 태우기”

육사 출신으로 박정희 정부 중앙정보부(중정)에서부터 정보기관 일을 시작했고,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 예비후보 경선캠프에 참여한 점 등을 들어 ‘올드보이의 귀환’ ‘수첩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간 국정원 국내정보파트 해체 등에 반대해 온 만큼 국정원 개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내정자는 육사 19기로 1970년 중령으로 예편했다. 이 내정자는 정보기관 시절 주로 미국에서 근무했으며 김영삼 정부 당시 안기부로 이름을 바꾼 국정원에서 2차장(해외파트)까지 승진했다. 안기부 출신으론 이례적으로 외무부 본부대사, 주말레이시아 대사 등도 역임했다.

박 대통령과의 ‘공식적’ 인연은 2007년당내 17대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박근혜 후보의 외교안보정책 자문단 ‘신외교안보포럼’에 참여하면서다. 이때 그의 이름이 박 대통령 ‘수첩’에 등재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내정자는 18대 대선을 20여일 앞둔 2012년 11월30일 한 언론에 “젊은 세대 표를 미혹하기 위해 종북 세력과 손잡기를 마다하지 않는 후보와 세력에 국가 경영을 맡겨선 안된다”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이병호, 중정 출신·공안 만능… “국정원 개혁, 초가삼간 태우기”

이 내정자는 최근까지도 보수 언론에 다수의 칼럼을 기고했다. 냉전시대 대결적 대북관이나, 공안주의적 정권 옹위 시각이 확연하다. 2011년 7월 칼럼에선 “남북대화가 반드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비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2009년 9월 ‘방심을 먹고 자란 여간첩’ 칼럼에선 조작 의혹이 제기된 ‘원정화 사건’과 관련해 “햇볕정책은 북한이 더는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환상을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퍼뜨렸다”고 썼다.

대선개입 등으로 개혁 압박을 받는 국정원에 대해 오히려 ‘기능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2013년 10월17일 칼럼에선 국내정보파트 해체와 대공수사권 박탈 등 야당 개혁안을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인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했다. 2012년 6월 한 언론에 기고한 ‘국가 공안기능 재구축 시급하다’에선 “강력한 공안기능이 올바른 대북정책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09년 2월2일 칼럼에선 “용산 사건과 유사한 폭동이 다른 선진국 도심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자”며 용산참사를 ‘폭동’에 비유했다.

이런 성향 탓에 그의 발탁엔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컸다. 전직 정보기관 핵심 관계자는 “집권 3년차에 남북관계도 풀고 대미 관계에서도 치고 나갈 부분이 있는데 이런 사람만 써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공안만능주의적 시각을 가진 편향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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