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야 사는 여자, 아프리카 BJ ‘더디바’ 2013.12.02 15:39

보통 여성이라면 피자 두 쪽 이상 넘어가면서 포만감에 먹기 힘들어진다. 그런 피자를 그녀는 앉은 자리에서 네 판을 먹는다. 아프리카TV에서 일명 ‘먹방(음식을 먹으며 진행하는 방송)’을 진행하는 인기 BJ 더디바가 한 번 먹는 음식은 남자 성인 3, 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대하 1백 마리, 치킨 4마리 혹은 탕수육, 짜장면, 짬뽕, 볶음밥을 한꺼번에 먹어치운다. 늘씬한 미모의 BJ 더디바는 ‘거침없는’ 매력으로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름, 나이도 알려지지 않은 그녀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렸다.

먹는 것이 유일한 재충전
저녁 8시에서 9시 사이,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에게는 마의 시간. 그러나 이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수천 칼로리에 육박하는 음식을 마구마구 먹어치우는 여자가 있다. 일명 ‘먹어야 사는 여자’ BJ 더디바. 그녀가 방송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치고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에서 뭔가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필요했어요. 원래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걸 좋아하다 보니 방송이 적격이었어요. 그리고 제 최대 관심사인 음식을 결합했더니 ‘먹방’이 되더라고요. 방송은 지난 9월 27일이 2주년이었어요. 시간 참 빨리 가네요.”

‘미모의 대식가.’ 누가 봐도 흥미를 느낄 만한 키워드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바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 방송을 시작하면서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아본 적이 없단다. 물론 여행을 떠나본 적도 없다. 개인 방송이지만 매일 밤 그녀의 방송을 기다리는 팬이 1만2천 명이나 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는 괜찮지만 그 이상 방송을 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제약은 없지만 그렇다고 규칙성 없이 방송을 하면 팬층이나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어요. 매일 만나는 사람과 가끔 만나는 사람과는 친밀도에 차이가 있잖아요. 서로 공감하고 대화를 나누려면 매일 방송해야죠.”

그녀의 본업은 따로 있다. 컨설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일반 회사원이다. 친언니 등 주변 지인들과 함께하는 사업이라 악플러들에게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더 이상의 신상 공개는 고사했다.

“근데 점점 방송 쪽으로 일이 치우치는 것이 사실이에요. 밤에 음식을 먹고 팬들과 떠들다 보면 새벽 늦게 자기 일쑤죠. 그럼 다음날 아침에 지장을 주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어쨌든 본업 역시 ‘대표’라는 직함이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하는데 무척 피곤해요.”

여행은커녕 영화 한 편 볼 에너지가 없다. 당연히 연애도 하지 못한단다. 때로는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할 텐데 2년 동안 강행군의 연속이다.

“일이 아니면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 저희같이 방송하는 사람들이 실상은 우울증을 앓거나 외로움을 타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자기 전에는 좀 외로워요. 남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이 제일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말, 공감해요.”

그나마 그녀는 가장 좋아하는 ‘먹는 것’을 하고 있어서 그 자체로 ‘리프레시’가 된다고 말한다. 그녀의 식탐과 식성은 정말 타고났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루머, 상처 이상 무!
그녀가 잘 먹는 건 집안 내력이다. 소싯적 운동을 했던 아버지는 기초대사량이 높고 소화력도 좋은 대식가로 그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저희 집 외식은 늘 뷔페였어요. 잘 먹는 저 때문이기도 하죠.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먹은 적도 있으니까요. 저는 가보지 않은 뷔페가 없어요. 어디 오픈한 곳이 있다고 하면 바로 달려가요. 지인들도 뷔페에 갈 일이 생기면 저에게 조언을 구하죠(웃음).”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은 건대 M 해산물 뷔페다. 특히 새우튀김과 육회비빔밥이 맛있고 초밥은 마치 일식집에서 나오는 것처럼 신선하다고 한다. 자주 방문한 그녀는 그곳에서 VIP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그렇게 먹는데 정말 살이 찌지 않을까? 하나도 찌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아니 병일 것이다. 그녀는 방송을 시작하고 10kg이 쪘다고 고백한다.

“제가 170cm에 43kg이었어요. 44 사이즈도 헐렁한 저체중이었죠. 오히려 조금 통통한 지금이 낫다는 분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먹는 양에 비하면 많이 찌는 편은 아니죠. 제 먹는 모습을 보면 소화시키는 거 자체도 신기해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다만 요즘은 나잇살이랄까요. 빼려고 해도 잘 안 빠지네요.”

한때는 그녀가 ‘거식증이라 먹는 즉시 토해낸다’, ‘변기 위에 앉아서 방송을 한다’ 등의 루머가 돌기도 했다. 이미 그런 억측에 이골이 난 듯 초월한 웃음을 짓는다.

“거식증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먹은 후에 몇 시간 동안 토크 방송을 해요. 팬들과 ‘불금’을 보낸 어제도 새벽 6시까지 방송을 했는걸요. 또 하나 오해하시는 것이 있는데, 저는 방송 때문에 억지로 먹지 않아요. 물론 재밌게 봐주시면 신나서 좀 오버해 먹는 경향은 있죠.”

건강은 누구보다 자부할 수 있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어느 정도 소화를 위해 계속 움직인다. 그런 후 운동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칼로리를 소모한다.
“잔뜩 먹고 격한 운동을 하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요. 소화를 시킨 후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거나 집안일을 해요. 윈도쇼핑을 하는 것도 운동의 하나예요. 루머와 달리 건강상의 문제는 전혀 없어요.”

비방이나 비난 혹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어지간히 단련이 돼 있다. 흘려보내거나 걸러 듣는 노하우가 생겼다. 인기가 높아지고 관심이 많아질수록 피할 수 없는 부분이란 것도 잘 안다.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방송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상처가 될 때도 있지만 결국 제가 개념 있고 즐거운 방송을 이끌어나간다면 그런 악플은 점점 사라질 거라 믿어요. 지인이나 가족은 그 걱정보다는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냐’라는 우려를 해요(웃음).”

먹방의 고차원을 꿈꾼다
그녀의 먹방의 차별성은 음식의 다양함에 있기도 하다. 배달 음식이나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을 주로 다루는 남자 BJ들의 방송에 비해 바닷가재, 참치회, 꽃등심 등 비싼 식재료들이 등장한다. 또 스스로 요리한 카르보나라 떡볶이나 연어 날치알쌈 등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가 요리하는 걸 워낙 좋아하고 마트 가서 장보는 건 더욱 좋아해요. 몰랐던 조리법은 집에서 꼭 한 번씩 만들어보고요. 전 솔직히 시켜 먹는 것보다 제가 만들어 먹는 요리가 더 맛있어요. 양도 푸짐하고요.”

웬만한 가정식 반찬 만드는 데는 자신 있단다. 여기서 떠오르는 궁금증 하나. 고급 음식이나 식재료를 사용한다면 그 식비는 어느 정도일까?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5백만원 이상일 거라고 추측하시는데요. 라면이나 달걀프라이 등을 먹을 때도 있어서 평균 3백만원 정도라고 하면 얼추 맞을 거예요. 비싼 음식이 연속으로 나올 때는 6, 7백만원이 넘을 때도 있지만요.”

3백만원. 30대 샐러리맨 봉급과 맞먹는 금액이다. 방송을 통해 그녀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그렇게 많을까? 식비는 어디서 충당할까?

“아프리카TV 방송에 별풍선이라는 시청료 개념의 아이템이 있어요.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보내주면 회사를 거쳐서 제 수입이 되죠. 그런데 애초에 시청료 받아서 방송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도 본업이 있고 또 원래 먹는 음식을 그대로 보여드리는 거라 식비 부담은 없어요. 다만 다른 데 나가는 돈을 아끼는 거예요.”

그녀의 방송은 아프리카TV 시청률 20위 안에 드는 인기 방송이다. 방송을 통한 상품 광고나 제휴로 수익을 얻기도 하며 사업 제안이 꽤 들어오는 편이다.

아프리카TV 에서 방영되고 있는 더디바의 먹방 모습. (afreeca.com/vol33lov)

“게임, 패션, 음식, 농수산물 등 제휴 문의는 엄청나게 들어와요. 예를 들어 저는 방송을 할 때 항상 다른 옷을 입거든요. 그래서 제 스타일을 보려고 들어오는 여성 팬들도 꽤 돼요. 옷이나 모자 등을 협찬해주겠다는 곳도 있고요. 음식이야 말할 것도 없죠. 들어오는 걸 다 하진 않고요. 제 이미지와 맞는지, 제 방송을 통해 얼마나 광고 효과가 있을지를 생각한 후에 홍보해드려요.”

그녀는 이미 그 세계의 프로였다. 본지 촬영 중간에도 그 어떤 연예인보다 꼼꼼히 모니터 체크를 했다. 아무리 예쁘게 나와도 자기의 이미지와 다른 사진은 골라낼 정도다. 1만 명이 넘는 팬을 확보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면 방송인으로 봐도 무관할 것이다. 다만 다른 건 인터넷 매체라는 것뿐.

“요즘 먹방이 대세라고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공중파 음식 소개 프로그램은 꾸준히 방영되고 인기가 많았어요. 아마 배우 하정우씨의 먹는 모습이 이슈화돼 먹방이 관심을 끌게 된 것 같아요.”

다양한 음식의 비주얼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고 그런 이유로 음식 방송을 찾는다는 것이 먹방 전문 BJ 더디바의 분석이다. 그녀의 방송 슬로건은 ‘늘 처음처럼, 마지막 방송이 되는 그날까지’다. 상황이 허락하는 한 방송을 계속할 것이다.

“시집가더라도 방송은 해달라고 하는 팬이 계신데, 결혼생활은 저만의 인생이 아니니 확답은 드리지 못하겠어요. 그러나 연애를 하게 되더라도 방송은 계속할 거예요. 남자친구가 생기면 남녀가 함께 먹방 대결 방식으로 진행해도 재밌겠네요.”

유독 남성 팬들이 많은 그녀의 방송 게시판에 재밌는 질문이 올라왔다. “현실적으로 더디바와 사귈 수 있겠는가?” 그 속에는 ‘예쁜 여자친구지만 그 많은 식비를 함께 감당할 수 있겠냐?’라는 뜻이 담겨 있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NO”라고 답했다.

“저도 그 글 봤어요. ‘식비 때문에 곤란하다’, ‘남자는 일만 해야겠다’, ‘절대 감당 못한다’ 등 많은 거부 의견이 나왔는데, 저도 그에 대한 대답을 하면 ‘나도 너랑 안 살아!’입니다(웃음). 제 식비는 알아서 충당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당당한 매력을 지닌 더디바는 앞으로 생산성 없이 방송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보다 유용한 정보나 혜택을 주기 위한 사업도 구상 중이다.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 항상 그 시간 그 자리에서 ‘먹고 있는’ BJ가 되겠단다. 그리고… 촬영을 끝낸 후 스테이크 사 먹을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는 그녀, ‘더디바’였다.

<■글 / 이유진 기자 ■사진 / 원상희 ■소품 협찬 /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www.icpk.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일반목록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