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반올림 교섭단 갈라졌다···가족대책위 "가족입장 없는 반올림만의 교섭 반대"

2014.09.03 15:41
비즈앤라이프팀

삼성전자 근로자의 백혈병 발병원인 문제로 협상을 벌여온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교섭과정에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반올림 교섭단 소속 8명 중 피해자와 가족 등 6명이 따로 나와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 반올림과 별도로 협상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지난달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반도체 LCD직업병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람이 164명이라고 주장했다.<br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지난달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반도체 LCD직업병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뇌종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사람이 164명이라고 주장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가족대책위는 3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삼성전자와의 7차 협상을 앞두고 “반올림 협상단과 삼성전자 사이의 협상이 1년 6개월 동안 큰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와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을 위한 협상을 따로 할 방침이다. 그러나 반올림과 완전히 갈라서는 것은 아니고 협력할 것들은 함께 해나갈 예정이다. 비록 이견은 있지만, 반올림과 목표는 같다는 이유에서다.

가족대책위는 그러나 반올림 교섭단에서 빠져나온 가장 결정적 이유로 ‘협상과정에서 피해자와 가족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가족대책위는 김은경, 송창호, 유영종, 이선원, 정애정, 정희수씨 등으로 꾸려졌다. 반올림 측에는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와 뇌종양으로 투병 중인 한혜경씨 어머니 김시녀씨가 남았다.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상기씨는 반올림 교섭단이 이렇게 갈라진 것은 삼성전자가 협상에 참여하는 8명에 대한 보상을 우선 논의하자고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지금까지 고생해 온 분들과 끝까지 한마음으로 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며 피해자와 가족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협상에서 가족대책위와 반올림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앞으로 어떻게 협상을 진행할 지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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