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산과 강, 해변에 어울리는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

2015.02.27 22:46 입력 2015.02.28 23:23 수정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는 도심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역동적인 달리기가 가능한 모델이다.                        볼보 코리아 제공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는 도심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역동적인 달리기가 가능한 모델이다. 볼보 코리아 제공

볼보는 자사 모델에 S, V, XC 같은 이니셜과 숫자를 붙여 차의 형태와 용도를 구분짓는다. S는 세단(Sedan), V는 해치백 같은 다용도(Versatility) 모델이란 뜻이다. 영어 이니셜에 40, 60, 80 등의 숫자가 조합되는데, 클수록 대형차다.

XC는 크로스 컨트리(Cross Country)를 의미한다. 도심이 아닌 언덕이나 목초지, 눈 덮인 평원을 달릴 수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이 포함된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소형 해치백 V40을 베이스로 만든 차다. XC라는 이니셜은 붙지 않았지만 크로스 컨트리란 명칭에 걸맞게 외관을 역동적으로 개선했다. 앞범퍼와 공기 흡입구 디자인은 V40보다 강인한 느낌을 준다. 험로나 눈길, 빙판길을 거침없이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이미지다.

범퍼 색상도 차체 색상과 다른 블랙으로 처리해 개성미를 살렸다. 여기에 리어 디퓨저와 사이드 스키드 플레이트 추가돼 전체적으로 V40보다 스포티한 외관을 갖췄다.

외관 디자인만 다른 것은 아니다. 전고와 최저 지상고가 V40보다 38㎜와 12㎜ 높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나 폭스바겐 티구안 보다는 낮지만, 높아진 지상고만큼 오프로드에서 좀더 쉽게 달릴 수 있다. 평일에는 출퇴근용이나 업무용으로 도심 주행을 하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야외로 달릴 수 있는 차인 셈이다.

190마력이 나오는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의 2.0ℓ 엔진은 동급 경쟁차종을 앞선다.

190마력이 나오는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의 2.0ℓ 엔진은 동급 경쟁차종을 앞선다.

스포티한 디자인처럼 V40 크로스 컨트리의 동력성능은 다이나믹하다. 2.0ℓ(1969㏄) 디젤엔진에 트윈 터보를 달아 최대토크가 40.8㎏·m나 된다. 최고출력은 190마력이 나온다. 동급 수입차량에 사용되는 어떤 엔진보다 파워 면에서 강력하다.

시속 100㎞ 도달시간은 7.5초인데, 실제 달려보면 이보다 더 빠른 것처럼 느껴진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지체없이 가속되고, 속도계 바늘은 2시 방향을 넘어 3시로 접어든다.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는 일본 업체 아이신이 만든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변속이 빠르고 변속 충격도 크지않다. 액셀러레이터를 강하게 밟아 킥다운을 하며 가속감을 느끼는 것도 재밌지만,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더욱 빠른 변속감을 맛볼 수 있다. 패들 시프트를 3~4번 ‘딸깍’거리면 금세 4단과 5단으로 시프트 다운되면서 치고 나간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시속 80~90㎞쯤부터 톱기어인 8단이 들어간다. 속력이 떨어져도 8단에 머물 때가 더러 있는 점은 아쉽다. 액셀레러이터 페달을 급하게 밟으면 차가 ‘움찔’하는데, 시승차만의 특징이 아니라면 개선돼야 할 것 같았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질끈 밟든, 사뿐히 즈려 밟든, 움찔거리거나 꿀렁대지 않고 부드럽게 출발해야 좋은 차다.

가속성능 만큼 제동성능도 화끈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운전자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속력을 줄여준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더 즉답적이다.

V40 크로스 컨트리는 높은 차체 강성으로 코너링과 고속주행 안정성이 높다.

V40 크로스 컨트리는 높은 차체 강성으로 코너링과 고속주행 안정성이 높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제동성능과 비슷하다. 유격이 없고, 지면 상황을 운전자의 손끝에 세밀하게 전달해준다. 예리한 스티어링 휠 감각은 매끈한 핸들링을 가능케한다. 도심 주행 때는 택시를 따돌리고 빈 차선으로 먼저 차 머리를 밀어넣을 만큼 민첩하다.

딴딴하기로 유명한 볼보의 차체는 고속주행 때 위력을 발휘한다.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훨씬 넘는 고속에서도 차가 떠오르는 느낌이 없다.

시승차에는 천장에 ‘루프 박스’가 설치돼 있었는데,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빠르게 질주하다 옆바람을 맞고 오른쪽 뚜껑이 열려 펼쳐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순간 ‘꽈꽝’하는 굉음이 들렸지만, 다른 차에서 나는 소음이라 생각했다. 차가 휘청거리거나 루프 박스 저항으로 속도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해 차문을 열고 내린 순간 루프 박스 한쪽 뚜껑이 열린 것을 발견했다. 크로스 컨트리의 주행안정성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다.

튼튼한 차체에 대한 에피스드가 또 있다. 볼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안전과 관련된 얘기다.

충남 당진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남성은 지난달 크로스 컨트리를 구입했다. 최근 야간 근무를 마치고 시속 80㎞가량으로 차를 몰던 그는 길로 뛰어든 야생동물을 발견하고 급히 운전대를 꺾다 60m 아래 흙경사로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운전석 에어백과 사이드 커튼 에어백이 모두 터졌고, 차는 폐차할 정도로 파손됐지만 이 구매자는 차문을 열고 나와 서비스센터 직원과 견인문제를 상의할 정도로 멀쩡했다. 병원에서 단순 찰과상 진단을 받은 운전자는 다시 크로스 컨트리를 구입했다고 한다.

V40 크로스 컨트리는 바다와 산, 강 같은 자연과 어울리는 차다.

V40 크로스 컨트리는 바다와 산, 강 같은 자연과 어울리는 차다.

승차감은 조금 딱딱한 편이다. 이 차를 주로 구입하는 20~30대 소비자들은 부드러운 서스펜션보다 이 같은 특성을 가진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휠베이스가 2646㎜로 짧은 소형차이다 보니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는 튈 때가 더러 있다. 앞좌석보다 뒷좌석이 좀더 심하지만 못견딜 정도는 아니다. 차가 출렁대면서 발생하는 잔진동이 없어서다. ‘텅’하고 타이어가 내려갔다 올라오는 즉시 제자리를 잡는다.

장점만 있는 차는 없다. V40 크로스 컨트리도 개선됐으면 하는 부족한 점 몇가지가 있다.

디젤에 트윈 터보여서인지 엔진 소음이 제법 크다. 아이들링 때도 귀를 자극하는 수준의 엔진음이 실내로 밀고 들어왔다. 기어를 중립(N)에서 주행(D) 모드로 옮기면 엔진은 좀더 웅웅거리고 진동도 느껴진다. 아우디에 사용되는 2.0 TDI 엔진보다 확실히 큰 소음이 올라온다.

현대·기아차나 메르세데스 벤츠, BMW를 몰던 운전자들은 크로스 컨트리의 페달이나 스위치, 버튼 조작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대표적인 게 브레이크 페달이다. 액셀러레이터 페달보다 훨씬 튀어나와 있다.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다 브레이크 페달로 발을 옮기려면 오른발을 제법 들어올린 뒤 왼쪽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크로스 컨트리의 인테리어는 북유럽풍 디자인 감성이 살아있고 소재도 고급스럽다. 백밀러 디자인은 심플하고 감각적이다.

크로스 컨트리의 인테리어는 북유럽풍 디자인 감성이 살아있고 소재도 고급스럽다. 백밀러 디자인은 심플하고 감각적이다.

스티어링 휠 옆 패들 시프트는 ‘딸깍’하고 앞으로 당겨지는데, 크로스 컨트리는 소리만 나고 패들 시프트 스위치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조금 과장하면 음료수 캔을 누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패들 시프트가 장착된 차량 가운데 작동 ‘간극’이 가장 작은 차량 중 하나일 것이다.

윈드실드에는 한치의 빈 틈 없이 열선이 들어가 있다. 이 열선의 효과는 강력하다. 시동을 켠 뒤 5분 이내에 쌓인 눈이나 성에, 결빙을 제거할 수 있다. 눈이 많이 오는 북유럽 차량에는 없어서 안될 편의장치인 셈이다. 하지만 열선이 눈에 거슬린다.

전방에 흰색 차량이 주행하거나 하얀색 구름이 배경으로 깔리면 붉은 벽돌색 열선의 물결 무늬가 뚜렷해지면서 운전자의 시야를 교란시킨다.

이런 불편함은 2~3일만 차를 몰면 금세 익숙해진다. 말하자면 크로스 컨트리만의 개성인 셈이다.

연비는 어떨까. 꽉 막힌 시내도로와 뻥 뚫린 고속도로를 포함해 371㎞를 달린 뒤 확인한 연비는 ℓ당 14㎞였다. 천장에 루프 박스를 장착한 게 연비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정부 공인 복합연비보다는 낮지만 2.0ℓ급 경쟁차와 비교하면 적절한 수준이다.

머잖아 봄이다. 볼보 V40 크로스 컨트리는 산과 강에 어울리는 차다. 루프 박스에 텐트와 돗자리를 챙겨넣고, 봄이 찾아온 한국의 멋진 산과 강변을 크로스 컨트리로 누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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