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황당한 ‘간첩찾기’ 이벤트… “21세기 맞나?”

2009.06.24 17:25 입력 2009.06.24 17:33 수정

“국가정보원이 전수하는 대한민국 수호권법 안보신권.”

6·25전쟁 59돌을 맞아 국정원이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이벤트(사진)가 눈총을 사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경품을 내걸고 시작된 ‘안보신권 필살기를 연마하라’라는 제목의 이 이벤트는 마우스로 이른바 ‘간첩 및 좌익사범’을 색출해내는 플래시 게임으로 다음달 2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하지만 게임에서 통일운동가까지 간첩으로 매도하는 등 국정원의 의식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제1장 ‘열공신법’에서는 5명의 간첩·좌익사범을 찾아야 하는데, 국정원은 간첩·좌익사범의 행동적 특징으로 ▲PC방 등지의 외진 구석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불순내용을 게재, 전파하고 PC작업후 황급히 자리를 이탈하는 사람 ▲반미 반정부 집회에서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폭력시위를 조장하는 사람 ▲김일성 부자 등을 게임캐릭터 등에 사용하면서 찬양하는 사람 ▲군사 산업시설 등을 촬영하거나 경비실태를 탐문하는 사람 등을 지목했다. 뿐만 아니라 ‘남북경협, 이산가족 상봉 등을 구실로 통일운동을 하자는 사람’까지 타깃에 포함시켰다.

이어 제2장 ‘의심강추’에서는 주변의 간첩·좌익사범 식별 요령으로 “공산주의 사상학습 등 불순모임을 주동하거나 북한체제의 찬양 문건을 게재 또는 북한사상 책자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을 수상하게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홈페이지 팝업 창을 통해 이벤트를 홍보하고 있는 국정원은 이 게임 뿐만 아니라 “안보신권을 널리 전파하라”라며 게임 html 소스를 복사해 블로그 또는 카페 등에 올리는 이들에게도 추첨을 통해 “고급 국정원 시계를 준다”고 독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블로거(아이디 zip0080)는 “황당할 따름이다”면서 “70~80년대에 ‘선글라스를 쓴 사람=수상한 사람=간첩’의 등식을 애들에게 주입시켰던 것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아이디 ‘사람의 나이테’도 “황당한 발상”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을 변함없이 버텨온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날로 발전하는 사회에 국정원은 기술은 발전하였을지 모르지만 생각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 굳어진 느낌이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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