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사과한다는 이승만 양자 제주 4.3 희생자 흠집내기

2011.04.19 17:26 입력 2011.04.20 00:27 수정
강홍균 기자

4·19혁명을 맞아 유족에 대한 사과성명을 발표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씨가 정작 지난 18일 ‘제주 4·3사건 유족 흠집내기’를 재차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4·3관련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9일 제주4·3유족회 등에 따르면 이인수씨는 지난 18일 서울행정법원에 ‘제주 4·3사건 희생자 결정 무효확인’ 항소장을 원고 대리인을 통해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등 12명은 2009년 3월9일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상대로 “제주 4·3사건 희생자로 결정된 1만3564명 중 18명의 결정은 잘못됐다”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일 “이들이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법률적 이익이 없다”며 원고 부적격으로 각하했다. 이씨는 이에 대해 다시 법적 싸움을 벌이겠다며 항소한 것이다.

이씨는 보수우익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들어 제주 4·3사건에 대해 헌법소원과 행정소송 등 7건의 소송을 끈질기게 제기해왔다.

제주4·3유족과 도민들은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의 각하판결로 7건의 소송이 모두 패소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법적 대응은 없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이씨가 지난 18일 항소장을 제출, 이번에도 대법원 판결까지 받겠다는 의지를 내보임에 따라 4·3사건을 둘러싼 보수우익의 흠집내기는 아직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지역 4·3관련 단체와 유족들은 이씨가 4·19혁명 51주년을 맞아 묘역참배와 사죄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중적으로 항소장을 제출했다는 사실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양동윤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날 “보수우익단체에서 또다시 가당치도 않은 일을 시도하고 있다”며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행위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명백하게 4·3사건에 대한 진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 보수우익단체에서는 한심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역사는 이미 바른 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은 하늘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4·3유족회 홍성수 대표는 “이씨가 사죄한다는 행동 자체가 제스처로 생각된다”며 “진정으로 사과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3만명이 죽은 4·3유족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4·19를 맞아 사과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4·3유족들을 배신하는 항소장을 제출했다”며 “속다르고 겉다른 행동을 그만하고 항소를 취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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