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청와대 “사실상 승리” 주장

2011.08.24 23:42
조현철 기자

한나라당이 투표율 25.7%에 그쳐 개봉이 무산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승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57)는 24일 주민투표가 종료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투표에서 오세훈 서울시장(50)의 정책이 맞다는 것이 입증됐고 사실상 승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210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한 투표임에도 개함을 못한 것은 투표거부 운동을 하고 방해책동을 한 민주당의 반민주, 반헌법 책동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이 심판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투표율이 25.7%라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것”이라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될 때 득표수보다 훨씬 웃돌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도 “서울시내 4개 구청을 제외하고 민주당이 모두 장악한 열악한 상황에서 구청 공무원이나 통·반장들이 투표를 제대로 못했다”면서 “이 정도면 선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승리론은 중도·중립층을 견인하지 못해 투표함 개함 요건(33.3%)도 못 채운 상황에서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41)은 트위터에서 “억지, 남탓 말고 시민의 뜻을 받들어야지요. 정치의 무능을 반성하며 민심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뒤늦게 승리의 해석을 내놓은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달 26일 주민투표가 공포된 후 줄곧 우왕좌왕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해 유승민·남경필 최고위원은 반대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찬성했다. 황우여 원내대표(64)는 뜬금없이 무상보육 정책을 내놓아, 무상급식은 반대하고 무상보육을 추진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오 시장이 지난 21일 투표율에 시장직을 내걸자 당내에서는 오 시장 제명론이 나왔다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바로 다음날 전폭적 지원으로 돌아섰다. 당 내부에서는 오 시장의 협박정치에 끌려다니며 선단식으로 움직이지 않고 ‘개인 플레이’만 하다가 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략도 없이 분열과 혼선만 거듭하다 자멸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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