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수제, 폐지가 정답이다

2012.07.29 21:17 입력 2012.07.29 21:27 수정
장세진 | 군산여상 교사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체육·음악·미술과목을 집중이수제에서 제외시키는 교육과정개정안(이하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대학입시와 관련이 적거나 없는 과목을 한 학기에 몰아서 배우도록 하는 부작용과 문제에 따른 조치이다. 학교에선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집중이수제란 특정 과목을 한 학년 또는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는 제도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011년 3월 처음 도입되었다. 학생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집중수업으로 효율성을 높이자는 게 그 취지였다.

[경향마당]집중이수제, 폐지가 정답이다

도입 당시 빗발치는 교육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집중이수제는 1년 반 만에 교과부 스스로 근간이 무너질 만큼 손을 봐야 하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어쨌든 집중이수제 과목에 체육·음악·미술이 제외됨으로써 여타의 과목이 위협받게 됐다. 필자도 이번 학기에 집중이수제 과목으로 전락한 ‘문학’ 교과를 주당 4시간씩 몰아서 가르쳐야만 했다.

하라니까 했지만, 막상 해 보니까 이건 아니지 싶다. 가령 여름방학을 이용, 독서와 감상문 쓰기 등을 독려하는데 그걸 할 수 없다. 개학하면 수업이 끝나는데, 어느 학생이 그 말을 착실히 따르겠는가. 어느 과목이든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하는 자체가 인성교육이나 전인교육과는 거리가 먼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집중이수제 완화 조치가 이루어진 듯한데, 그렇듯 땜질식 처방은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복합적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학교폭력의 주범 중 하나는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통해서 사람다운 사람,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올바른 가치관이 생성되도록 학교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교과부의 인성교육 강조도 그 지점에서 나온 것일 터이다.

집중이수제, 폐지가 답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 줄이기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집중이수제는 아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 임기는 몇 달밖에 남지 않았다. 결자해지하는 것이 그나마 혼란과 부작용 등 실책을 만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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