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커 “북 핵실험 결과, 이란과 공유 땐 큰 위협”

2013.02.05 22:21 입력 2013.02.05 23:19 수정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손제민 기자

“북, 경제 어려워 단독 개발 불가… 핵실험 못하는 이란이 자금 대”

미 외교가 ‘협력체제’ 강화 분석

북한이 지난 1년간 두 차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핵실험 계획까지 밝히는 등 핵무장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란의 재정지원 등 양국 간 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란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비용을 제공하고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얻어지는 실험 결과를 북한과 공유하는 협조 체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사실상 이란과의 공동 프로젝트”라면서 “북한이 이번에 3차 핵실험을 강행하게 되면 이는 이란과의 공동 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이란이 북한에 자금을 제공하고 북한이 실험을 하게 한 뒤 이로 인해 얻어지는 데이터와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b>북한 핵실험 감시</b>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환경평가실 연구원이 5일 실시간으로 방사선량을 확인할 수 있는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 사이트를 살펴보면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 핵실험 감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환경평가실 연구원이 5일 실시간으로 방사선량을 확인할 수 있는 국가환경방사선 자동감시망 사이트를 살펴보면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년간 두 차례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10억달러 이상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수억달러가 들어가는 핵실험까지 하면 북한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고 북한경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현재 경제상태나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한 해에 이 정도의 비용을 쏟아붓는 것은 외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북한과 핵·미사일 커넥션을 갖고 있는 이란이 이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란은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 현장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북한에 상주 인력을 배치하는 등 미사일과 핵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발사한 은하 3호의 3단 추진체가 이란의 샤피르 미사일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직접 확인했던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이와 관련해 4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은 이란의 핵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커 소장은 “이란이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공유한 것처럼 이번 북한 핵실험 결과를 공유해 이란의 핵 위협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란은 자신들의 우라늄 농축활동이 평화적 핵이용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 생산에 한정될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핵실험을 하기 어려운 처지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이용해 별도의 핵실험 없이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헤커 소장은 5일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에도 북한의 핵 위협은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아직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연합뉴스·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심포지엄에 참석해 “2002년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설계된 미국과 남한의 정책은 원자로에서 우라늄 농축,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역량에 이르기까지 핵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한 북한의 무모한 행보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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