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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관리 비용, 여성 구직자 평균 121만원

2013.04.30 22:35 입력 2013.04.30 22:43 수정
특별취재팀

52만원인 남성 구직자보다 두 배 이상 많아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김원정씨(26·가명)는 대학 시절 3학년을 마친 뒤 휴학했다. 1차 목표는 토익, 2차 목표는 다이어트였다. 여자는 외모도 스펙이라는 말에 토익만큼 다이어트도 중요했다.

휴학 기간 내내 운동과 식단조절에 신경쓰며 지냈다. 목표하는 토익 성적을 얻는 데 실패했지만 7㎏ 감량에는 성공했다. 그는 “그 정도면 목표를 반 이상 이룬 거라 흡족하면서도 취업 때문에 내가 왜 이렇게까지 다이어트에만 매달려야 하는지 씁쓸했다”고 말했다.

여대생들의 취업준비 첫 코스는 외모관리다. 3학년이나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한 학기를 휴학한 뒤 다이어트 등 외모관리에만 집중하는 일도 많다. 성형외과와 미용실도 취업 시즌이면 북적거린다. 채용담당자는 여성 지원자의 외모를 살피고 여성 지원자들은 얼굴과 몸을 가꾸는 데 지갑을 연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7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지원자의 외모가 채용평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은 68.8%로, 남성(31.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여성 구직자가 외모관리에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121만원으로 남성(52만원)보다 역시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취재팀이 만난 여대생들도 하나같이 외모 고민을 털어놨다. 김주영씨는 “취업 직전 코를 높이기 위해 ‘필러’를 맞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보은씨는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부터 다이어트 고민을 하게 됐다. “주변에서 다들 면접 보기 전에 외모관리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하반기 본격 면접에 앞서 적어도 다이어트는 꼭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력서용 증명사진도 예쁘게 찍어야 한다. 상반기 공채를 앞둔 요즘 서울 강남의 면접 전용 사진관은 취업준비생들로 북적거린다. 취업준비생들이 선택하는 품목은 15만원짜리 패키지 상품. 머리손질과 화장까지 해준다. 강남 일대의 다른 사진관은 기본 이력서 사진을 찍는 데 14만9000원을 받는다. 메이크업과 머리손질은 고객이 따로 받고 와야 한다. 전문 사진작가가 사진을 촬영하고 자연스럽게 보정을 해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이 사진관은 예약이 꽉 차 있다.

면접 전에 미용실에서 머리손질과 화장을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교림씨는 “면접에 가면 누가 미용실에 갔다왔는지 다 보인다”고 했다. “미용실 갔다온 애들이 훨씬 예쁘다. 예쁜 애가 웃으면서 예쁜 말을 하면 아무래도 눈길이 더 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통상 여성들의 미용실 비용은 1회 5만원을 넘는다.

■ 특별취재팀 전병역(산업부)·김재중(정책사회부)·남지원(사회부)·이혜인(전국사회부)·이재덕(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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