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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MB홍보 동영상 올려라" 직접지시 있었다

2013.09.30 13:11 입력 2013.09.30 18:33 수정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상부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오빤 엠비(MB)스타일’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라는 직접적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62)에 대한 6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모 전 국정원 심리전단 5팀장은 “상부로부터 MB와 관련해 좋은 동영상이 있으니 반박하는 취지에서 동영상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라고 진술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또다른 동영상 캡쳐화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또다른 동영상 캡쳐화면.

해당 동영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 성과를 강조한 내용으로 이 전 대통령을 ‘전 재산 기부하는 아름다운 남자’라고 표현하고, 1조 달러 무역규모를 이뤄낸 ‘경제왕’, 독재깡패 (김)정일·정은을 굴복시킨 남자로 표현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8월 28일 ‘오늘의 유머’ 사이트 내에 ‘추천박아라’라는 닉네임을 이용해 해당 동영상을 올렸다.

이 전 팀장은 “상부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해당 동영상을 올려서 대통령 폄훼 동영상을 반박하는데 이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북한 종북세력이 이 전 대통령을 ‘엠비 쥐새끼’ ‘쥐박이’ 등으로 표현하는 온갖 폄훼 동영상이 돌아다녔다”면서 “‘오빤 엠비 스타일’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종북세력을 찾아내는 일종의 미끼성도 있고, 홍보성향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팀장은 “엠비는 쥐박이라고 하는 사람이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 종북세력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예를 들어 ‘엠비는 오사카 쥐박이’라고 한 사람을 다 종북으로 분류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아이피(IP) 등을 추적해보면 공통적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부조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러한 세력은 종북세력에 포함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동영상은 삭제돼 검색할 수 없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특정 대선후보를 비방 또는 지지하는 내용의 게시글 등을 올리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선개입 활동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심리전단은 북한의 대남선전선동 활동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 이후 현재는 사실상 해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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