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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사랑한다” 침몰 배 탑승 학생의 문자메시지

2014.04.16 16:39 입력 2014.04.16 21:52 수정

다른 대형 재난사고 때처럼 세월호 침몰사고에서도 피해상황과 구조상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하게 퍼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는 관계당국의 공식 사고경위 발표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상황을 알렸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직전인 16일 오전 9시23분, 한 남자 승객은 형에게 카카오톡으로 사고 상황을 알렸다. 그는 “형, 지금 배 타고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배가 뭔가 부딪쳐서 안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형은 “크게 박살났어?”라고 물었고, 승객은 “내가 실내에 있어서 모르겠는데…방이 45도 정도로 기울어졌어. 데이터도 잘 안 터져. 그런데 지금 막 해경이 왔대”라고 답신을 보냈다. 형은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내 “구조대 금방 오니까. 괜히 우왕좌왕 당황할 필요없고 천천히 정신차리고 하라는 대로만 해. 시키는 대로만 빨리 움직이면 된다. 데이터 터지면 다시 연락해”라고 안심을 시켰다.

또 당일 오전 9시27분부터 약 9분 동안 단원고 수학여행단의 한 남학생은 대형 사고를 예견한 듯 엄마에게 평소 하지 못한 말을 메시지로 보냈다.

그는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고 했다. 엄마는 “카톡을 왜 안 보나 했더니…나도 아들 사랑한다”며 애틋한 모자의 정을 확인했다.

[단독]“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사랑한다” 침몰 배 탑승 학생의 문자메시지

세월호가 인천을 출발하기 전인 지난 15일 오후 6시30분을 전후해 한 고교생은 “엄마, 안개 때문에 출발 못하고 있어. 내일 아침에 출발한대. 잘하면 아예 수학여행을 취소한대”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는 “그럼 잠은 어디서 자니? 수학여행을 취소한다고?”라며 걱정스러운 대답을 했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접한 누리꾼들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피해와 구조 진행상황을 급속히 전파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대한민국 해군 UDT와 특수부대 21명이 선체 내부 수색을 위해 작전명령 하달, 해당 부대원들 곧 침몰선체 내부로 진입예정”이라며 다급한 상황을 전했다. 한 시민은 “바다에서 배가 가라앉으면 구명조끼를 입고 뛰어내린 다음 배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경기 안산 단원고 페이스북 관리자도 배가 좌초됐다는 사고소식과 구조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학생들이 모두 구조됐다는 글이 올라온 데 대해 수천명이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지만, 잘못 알려진 것으로 밝혀지자 비난이 빗발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월17일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의 생생한 상황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알려졌다.

부산외대의 한 학생은 체육관 지붕이 무너진 뒤 “맨 앞줄이었는데, 미친 듯이 뛰었어. 밟히고 넘어졌는데도, 아~ 죽을 것 같으면 미친 듯이 힘이 나오대. 밟혀서 그 위로 사람들 지나가는데, 나 지옥에 온 줄 알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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