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 시절엔 “역사는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더니···

2015.10.28 13:34

‘역사교육 정상화’를 강조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재확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두고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7일 시정연설 직후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했던 발언을 그대로 돌려드린다며 “역사에 관한 일은 국민과 역사학자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05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연두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라며 “국정화 계획을 지금이라도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든 역사를 정권이 재단해서는 안 된다. 정권의 입맛에 맞게 한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예산에 대해 시정연설하고 있다.ㅣ 김창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6년도 예산에 대해 시정연설하고 있다.ㅣ 김창길 기자

새정치연합이 지적한 이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5년 1월19일 연두기자회견에서 역사 문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 후 일문일답에서 한일협정 문서 공개에 대해 “협정을 맺을 당시 우리나라는 너무나 가난하고 어려웠다. 그래서 그 돈을 나라 발전에 썼고 나라가 발전했다”며 “그들의 희생 위에 나라가 발전한 만큼 개인청구권을 빼앗긴 문제 등은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밝혀 정부 차원의 보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외교통상부의 한일회담 문서 공개 등 박정희 정권 과거사가 불거지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자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역사에 관한 일은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든 역사에 관한 것은 정권이 재단해선 안 된다”면서 “정부·여당에서 하는 일이 국민의 의혹을 산다면 정부로서는 손해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05년 1월1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ㅣ연합뉴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05년 1월19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ㅣ연합뉴스

한나라당 대표 시절 노무현 정부의 한일회담 문서 공개에 대해 “역사는 역사학자가 판단해야 한다”고 강변했던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 말을 뒤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도,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가지고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역사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당연한 과제이자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역사학계의 교과서 집필 거부 등 국정화 반대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밀어붙이기를 독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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