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파일]난감한‘베드신’찍기

2001.05.31 16:40

베드신은 배우들이 가장 싫어하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남자배우들은 예외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쑥스러워하고 싫어하는 편이다. 감독 등 스태프들도 예외가 아니다.

상영중인 영화 ‘썸머타임’(감독 박재호)에서 김지현·류수영·최철호는 촬영을 앞두고 음모 등을 가리는 일명 ‘공사’를 하지 않았다. 공사를 했을 경우 카메라 워킹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세 배우는 실감나는 장면 연출을 위해 제작진의 주문대로 공사를 하지 않고, 대역을 쓰지 않고, 열연을 펼쳤다. 이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실제 정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지난해 10월초 경기 양수리 종합촬영소 세트장에서 촬영되었다. 카메라 위치 때문에 벽 하나를 허물어 놓은 상태에서 촬영, 세 배우는 차가운 바람을 맞아가며 올누드 연기를 해야 했다. 날씨가 추워 대사를 할 때 입에서 김이 나오는 바람에 배우들은 급히 공수해온 얼음을 입에 문 다음에 촬영에 임했다. 배우들은 또 몸의 땀을 표현하기 위해 커트마다 제작진이 분무기로 뿌리는 물을 맞아가며 섹스연기를 해야 했다.

‘썸머 타임’과 달리 ‘청춘’(곽지균)의 특정 장면에서 배두나는 대역을 썼다. 남자배우가 여배우의 가슴을 입으로 애무하는 장면 등이다. 가슴이 보이는 장면은 대역을 쓰지 않았다. 대신 유두에 살색 투명 테이프를 붙였다. 몇몇 장면은 테이프를 붙인 게 표시가 나 후반작업때 컴퓨터그래픽으로 지웠다.

대역을 쓰는 경우 가슴 애무 장면 촬영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일단 실제 두 주인공의 모습을 버스트 쇼트(Bust Shot·가슴을 중심으로 한 상반신 화면)로 촬영한다. 그런 다음 가슴을 입으로 애무하는 장면 촬영은 대역으로 교체한다. 여배우의 얼굴이 잡히지 않도록 애무되는 가슴 부분을 클로즈업으로 찍는다.

대역은 대개 16㎜영화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이 맡는다. 주인공과 키, 몸매, 헤어스타일 등이 비슷한 여배우가 선정된다.

선정된 여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스타들은 제작진에게 대역 교체를 요구하기도 한다. 대역 배우에게 연기를 잘 해달라고 신신당부함은 물론이다. 연기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역배우 출연료는 1백만원 안팎이다. 배장수기자

/배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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