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장이 움직이는 속도와 빛의 속도가 같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가설이 미국 연구진에 의해 실험으로 확인됐다.
미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 천문학회 회의에서 미 국립전파천문관측소(NRAO)의 에드워드 포멀론트 연구원과 미주리·컬럼비아대 세르게이 코페이킨 박사팀은 7일 중력장과 빛의 속도가 거의 같은 것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천체물리학계에서 중력장의 속도가 측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력장의 속도는 바로 중력 자체가 영향을 미치는 속도를 말한다. 따라서 중력의 영향을 받은 물체가 움직이는 속도와 관련된 중력가속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연구팀은 우주 끝단에 위치한 퀘이사(준항성천체)의 빛이 지구로 도달하는 경로에 목성이 끼어들면서 일어나는 목성 중력의 영향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중력장의 속도를 계산했다. 즉 목성의 공간 이동정도에 따라 목성 중력장의 영향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빛의 굴절 정도의 변화를 수치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목성이 퀘이사로부터 나오는 빛에 가까이 접근하는 시기인 지난해 9월8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관측소와 하와이, 독일 등에 10개의 전파망원경을 설치, 이 ‘굴절공간(Curved space)’을 측정했다.
그 결과 목성의 공간 이동에 따른 굴절공간의 시간적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중력장이 움직이는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다는 아인슈타인의 가설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실험 결과는 현대 이론물리학의 토대가 되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여러 가설중 하나가 실험적으로 증명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광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