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2006.07.12 17:03

- 사랑, 돈, 유혹의 상관관계? -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Combien tu ma'imes?)’는 평범한 남자와 육감적이고 매혹적인 여자 사이의 거래를 담았다. 너무나 탐스러운 여인이 뿜어내는 매력의 향기에 취해 이탈의 충격을 받다보면 어느덧 스크린에 마지막 자막이 오른다.

[영화리뷰]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평범한 직장인 프랑수아(베르나르 캄팡)는 4백만유로의 복권에 당첨된 행운의 사나이. 평소 창녀 다니엘라(모니카 벨루치)를 흠모하던 그는 “한달에 10만유로를 줄 테니 파산할 때까지 같이 살아 달라”고 제안한다. 거액을 준다는 말에 그녀는 흔쾌히 짐을 챙겨 그의 집으로 옮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동거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프랑수아는 의사로부터 성관계를 하지 말 것을 권유받는다. 더구나 다니엘라는 암흑가 보스인 샤를리(제라르 드빠르디유)의 정부였다.

영화는 모니카 벨루치의 농염한 유혹에 의존한다. 할리우드 여배우처럼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지 않지만 눈을 뗄 수 없는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스크린에 한껏 발산한다.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자,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은 때론 심장을 멎게 하고 두 눈을 가린다. 스크린 가득 채우는 벨루치의 나신은 상당히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얼굴과 몸의 미세한 움직임만으로 보는 이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하다. 터질 것 같은 풍만함의 매혹은 그 어떤 여배우의 뇌쇄적 유혹을 능가한다. 극중 의사가 “핵폭탄 같은 여자야. 자네를 죽일 거야”라며 관계를 청산하라고 충고하는 이유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영화리뷰] ‘사랑도 흥정이 되나요?’

다니엘라는 평범한 남자에게 결코 어우릴 수 없는 여자다. 쾌락을 잊지 못하는 여자는 평범한 남자의 곁을 떠난다. 사랑은 유희가 아니라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사랑의 굴레는 삶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남자는 여자가 떠나고 난 뒤에 깨닫는다. 남자는 사랑의 진실성을 의심하지만 그녀 곁을 떠나지는 못한다. 생애 처음으로 행복을 알게 해준 여자는 삶의 기쁨이자 피안의 안식처다. 결국 여자 주위를 배회하던 남자는 엄청난 도박을 한다.

멜로로 시작한 영화는 중반을 지나면서 삶의 아이러니를 담은 판타지로 흐른다. 성에 대한 솔직한 농담과 유머,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흐름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남성의 성의식을 마음껏 조롱하고 까발리는 엇박자를 통해 인식의 파괴를 던져준다. 27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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