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국내경쟁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기에 이른 반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사실상 독점으로 소비자후생이 감소했다.”
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이 정부의 경쟁정책에 대한 재계의 ‘상투적’ 불만에 일침을 가했다. 김부위원장은 17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조찬강연에서 경쟁정책과 관련해 그동안 재계가 제기해온 3가지 불만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재계의 3대 오해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국내 대표기업(내셔널 챔피언)을 육성해야 한다’ ‘경제력 집중 억제시책은 외국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을 차별함으로써 오히려 경쟁제한을 초래한다’ ‘과당경쟁과 출혈경쟁은 해롭다’ 등을 꼽았다.
김부위원장은 ‘내셔널 챔피언론’에 대해서는 시장에 의해 승자가 결정되는 기본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치열한 국내경쟁을 통해 세계시장을 석권했으나 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사실상 독점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에 따른 국내기업 역차별 주장에 대해서도 “계열사간 상호출자를 통한 계열 확장은 독립·중소기업의 성장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헌법에 의해 규제돼야 한다”면서 “출총제는 국내외 기업에 모두 적용되며, 총수중심의 재벌구조는 우리나라에만 독특해 외국기업과의 차별을 논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부위원장은 ‘과당경쟁은 이익감소와 경영악화를 초래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재계의 논리에 대해서도 “소비자와 수요자를 무시한 생산자, 공급자 중심의 사고”라고 일축했다.
김부위원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원가절감과 경영효율성 제고, 기술개발 등 힘든 길을 외면하고 담합 등 쉬운 길을 모색한다면 개방 경쟁시대의 경쟁력 강화방향과 배치되고, 구조조정을 지연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계·비효율기업의 퇴출과 경쟁력있는 기업의 진입은 시장경제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휴기자 songhu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