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독단 경영에 앙갚음
해고자단체, 전 국세청장 고발
태광그룹 수사와 관련해 검찰에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이호진 회장의 독단적 그룹경영에 불만을 품은 전·현직 임직원, 소액주주, 경쟁업체 등이 “비리를 밝혀달라”는 진정을 제출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해직자 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는 2007~2008년 태광그룹 세무조사 당시의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해복투는 한국도서보급 주식 저가 매입 △ 천안방송 주식 편법 매각 △ 동림관광개발 회원권 편법 매입 △ 태광시스템즈(현 티시스) 자산 가족 양도 △ 흥국화재 지분 저가 매각 △ 흥국생명 보험리베이트 착복 △ 쌍용화재 편법·특혜 인수 △ 국세청 세무조사 봐주기 등 8가지 의혹이 담긴 진정서도 함께 제출했다.
이호진 회장은 1996년 부친 이임용 회장이 작고하자 34세에 그룹을 이어받았지만 그의 취임 후 노사관계는 악화됐다. 이 회장은 화학·섬유 중심이던 그룹의 사업구조를 방송·금융 주도로 재편하겠다고 나섰고, 주력기업인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2001년 정리해고를 실시했다. 향후 적자가 예상되며 동종 업체에 비해 최고 임금을 지급했다는 게 정리해고 이유였다. 2005년에는 흥국생명 직원들도 대규모로 해고했다. 당시 이들 기업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최근 비리 의혹을 고발하는 이들 가운데는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참다못해 회사를 떠난 임원도 상당수 있으며 이 중에는 대학 동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복투의 김득의 간사는 “전직 임원과 통화해보니 퇴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비리 진정이 쇄도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도 “이 회장의 경영방식에 반대하는 회사 퇴직자나 투자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