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산세·고운 계곡, 원주 치악산 구룡자동차야영장

2012.01.11 11:35 입력 2012.01.11 14:20 수정

치악산은 거센 풍광에 고운 속살을 지녔습니다. 구룡자동차야영장은 빼어난 풍광만큼 시설도 좋아 캠핑객 사이에 인기가 높습니다.

‘강원도 원주경내에 제일 이름난 산은 치악산이라. 명랑한 빛도 없고 기이한 봉우리도 없고 시커먼 산이 우중충하게 되었더라. 중중첩첩하고 외외암암하야 웅장하기는 대단히 웅장한 산이라. 그 산이 금강산 줄기로 내린 산이나 용두사미라. 금강산은 문명한 산이요, 치악산은 야만의 산이라고 이름지은만한 터이리라’ 이인직의 신소설 '치악산'은 이렇게 시작하지만 치악산을 직접 찾으면 ‘야만의 산’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특히 구룡자동차야영장에서 하룻밤을 묵으면 ‘당당한 산세 속 고운 계곡’을 몸소 체험할 수 있습니다.

풍광은 억세도 속살은 포근

치악산 구룡사 가는 길목에 위치한 구룡자동차야영장. /이윤정 기자

치악산 구룡사 가는 길목에 위치한 구룡자동차야영장. /이윤정 기자

‘악’자가 들어간 산은 험한 산으로 명성이 자자하죠. 치악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는 ‘치악산맥’이라고까지 한다는군요. 횡성 쪽의 내치악은 비탈이 순하지만 원주 방면의 외치악은 가파르고 낭떠러지가 많습니다.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원주에서 구룡사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험한 산세 속에 야영장이 포근하게 들어서 있는 터라 풍광이 빼어납니다. 마치 억센 산의 포근한 속살에 안긴 느낌입니다.

구룡자동차야영장은 국립공원 야영장 중 몇 안 되는 오토캠핑장이기도 합니다.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등의 시설을 잘 갖춰 캠핑하기 편합니다. 보통 비수기인 11월에도 구룡야영장 인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이미 70동의 사이트가 꽉 찰 정도입니다. 야영장 안쪽으로는 구룡계곡이 흘러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에 좋습니다. 바깥쪽으로는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1288m)까지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구룡사부터 세렴폭포를 거쳐 비로봉까지

전나무숲/ 구룡사자동차야영장에서 구룡사를 거쳐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까지 오를 수 있다. 등산로에서 만나는 전나무숲은 풍광이 빼어나다. /이윤정 기자

전나무숲/ 구룡사자동차야영장에서 구룡사를 거쳐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까지 오를 수 있다. 등산로에서 만나는 전나무숲은 풍광이 빼어나다. /이윤정 기자

구룡야영장 옆으로 난 등산로는 구룡사 큰골에서 올라붙어 비로봉, 향로봉, 남대봉을 거쳐 윗성남까지 이어집니다. 종주 거리는 무려 25km. 하루 종일 걸어야 겨우 당도할 거리죠. 그중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병창을 거쳐 비로봉까지 5.8km코스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입니다. 사다리병창부터 비로봉까지는 산세가 험해 등산 초보자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세렴폭포까지 코스는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왕복 3시간 정도 걸립니다.

구룡소/ 구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깊은 웅덩이가 나온다. 구룡소다. /이윤정 기자

구룡소/ 구룡사에서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깊은 웅덩이가 나온다. 구룡소다. /이윤정 기자

등산의 시작은 구룡사입니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절은 원래 아홉 마리의 용을 뜻했습니다. 하지만 옛날 한 노인이 거북바위의 혈을 끊은 이후 구룡사가 쇠락하자 거북 ‘구(龜)’를 절 이름에 넣게 됐다는 군요. 구룡사 위쪽으로 깊이가 제법 깊은 구룡소를 시작으로 계곡이 등산로 옆을 따라옵니다. 길을 걷다 나오는 전나무숲과 소나무숲은 하늘을 찌를 듯 으리으리합니다. 예부터 치악산의 소나무는 질이 좋기로 유명해 조선시대 황장목이 있다는 표시인 황장금표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세렴폭포는 ‘폭포’라 하기에는 아담한 규모입니다. 세렴폭포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는 치악8경 중 제5경인 사다리병창이 있습니다. 암벽의 계층이 사다리꼴로 돼 있고 주변 나무들과 어우러지는 풍광이 병풍 같아 ‘사다리 병창’으로 불립니다.

대곡야영장과 금대야영장

금대야영장/ 치악산 금대지구 쪽에도 야영장이 있다. 금대야영장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더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이윤정 기자

금대야영장/ 치악산 금대지구 쪽에도 야영장이 있다. 금대야영장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더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이윤정 기자

치악산국립공원은 총 3곳의 야영장을 운영합니다. 구룡자동차야영장을 비롯해 대곡야영장과 금대야영장입니다. 대곡야영장은 구룡사에서 세렴폭포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있습니다. 차를 가지고 올라갈 수 없어 백패킹만 가능하죠. 사람들이 적은 곳에서 여유롭게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단 7~8월에만 한시적으로 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금대야영장은 구룡자동차야영장에서 약 40km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치악산국립공원 금대지구에 있습니다. 구룡야영장보다 한산하고 아담합니다. 55동의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오토캠핑장으로 조성돼 차를 텐트 옆에 주차할 수 있습니다. 단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아날로그 캠핑 준비를 해가야 합니다.

<디지털뉴스팀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겨울캠핑Tip. 난로 선택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새말TG로 나와 학굑삼거리 방면으로 온다. 구룡사로를 지나 치악산구룡자동차야영장으로 들어오면 된다. 내비게이션에는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 920’을 입력한다.

[추가정보]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총 70동 수용가능하다. 각 사이트마다 규격이 다르다. 주차 공간까지 활용한다면 큰 타프도 칠 수 있다. 24시간 온수가 나오는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다. 개수대는 동절기 기간 사용할 수 없다. 캠핑료는 성인 성수기 2000원, 비수기 1600원이다. 주차료는 1대당 4000원이다. 성수기인 7~8월에는 인터넷(www.chiak.knps.or.kr) 예약을 받는다. 비수기에는 선착순 입장. 보통 토요일 아침 일찍 자리가 다 찬다. 12월 중순까지 산불예방기간 동안 국립공원 등산이 제한되지만 구룡지구와 성남~금대지구의 등산은 가능하다. 문의 033-732-4635


구룡산 등산로에서 겨울 준비가 한창인 다람쥐를 만났다. / 이윤정 기자

구룡산 등산로에서 겨울 준비가 한창인 다람쥐를 만났다. / 이윤정 기자

날다/ 텐트 앞에서 줄넘기 놀이를 하는 가족. 엄마 아빠가 돌리는 줄에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오더니 단체로 날아오른다. 줄넘기 하나에도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윤정 기자

날다/ 텐트 앞에서 줄넘기 놀이를 하는 가족. 엄마 아빠가 돌리는 줄에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오더니 단체로 날아오른다. 줄넘기 하나에도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윤정 기자

야영장 전경/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야영장답게 구획이 잘 정리돼 있다. 텐트 치는 공간과 주차 공간이 잘 정리돼 있어 편리하다. /이윤정 기자

야영장 전경/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야영장답게 구획이 잘 정리돼 있다. 텐트 치는 공간과 주차 공간이 잘 정리돼 있어 편리하다. /이윤정 기자

캠핑카/ 국내 캠핑장에서도 캠핑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캠핑인구가 부쩍 늘었기 때문.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사이트마다 공간 크기에 차이가 있다. 자리를 잘 잡으면 캠핑카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이윤정 기자

캠핑카/ 국내 캠핑장에서도 캠핑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캠핑인구가 부쩍 늘었기 때문. 구룡자동차야영장은 사이트마다 공간 크기에 차이가 있다. 자리를 잘 잡으면 캠핑카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이윤정 기자

계곡 옆/ 야영장 옆으로 계곡이 흐른다. 여름철에는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이윤정 기자

계곡 옆/ 야영장 옆으로 계곡이 흐른다. 여름철에는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이윤정 기자

개수대/ 구룡산자동차야영장의 시설은 좋은 편이다.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 모두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단 겨울철에는 동파 우려 때문에 개수대를 사용할 수 없다. /이윤정 기자

개수대/ 구룡산자동차야영장의 시설은 좋은 편이다.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 모두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 단 겨울철에는 동파 우려 때문에 개수대를 사용할 수 없다. /이윤정 기자

해먹/ 날이 쌀쌀해졌지만 아직 해먹이 보인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윤정 기자

해먹/ 날이 쌀쌀해졌지만 아직 해먹이 보인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이다. /이윤정 기자

학곡리 황장금표/ 황장금표는 조선시대 질 좋은 목재 확보를 위해 황장목이 있는 곳에 바위로 표시를 해놓은 곳이다. 치악산에는 예부터 질 좋은 소나무가 많았다. 구룡탐방지원센터 옆쪽에 황장금표석이 남아있다. /이윤정 기자

학곡리 황장금표/ 황장금표는 조선시대 질 좋은 목재 확보를 위해 황장목이 있는 곳에 바위로 표시를 해놓은 곳이다. 치악산에는 예부터 질 좋은 소나무가 많았다. 구룡탐방지원센터 옆쪽에 황장금표석이 남아있다. /이윤정 기자

구룡사의 전설/ 아이들이 거북형상에서 나오는 약수를 마시고 있다. 원래 구룡사는 아홉 마리의 용을 뜻했다. 하지만 옛날 한 노인이 거북바위의 혈을 끊은 이후 구룡사가 쇠락하자 거북 ‘구(龜)’를 절 이름에 넣게 됐다. /이윤정 기자

구룡사의 전설/ 아이들이 거북형상에서 나오는 약수를 마시고 있다. 원래 구룡사는 아홉 마리의 용을 뜻했다. 하지만 옛날 한 노인이 거북바위의 혈을 끊은 이후 구룡사가 쇠락하자 거북 ‘구(龜)’를 절 이름에 넣게 됐다. /이윤정 기자

구룡교/ 구룡사로 가는 길목. 다리 위에서 용이 지키고 있다. /이윤정 기자

구룡교/ 구룡사로 가는 길목. 다리 위에서 용이 지키고 있다. /이윤정 기자

구룡사/ 치악산 기슭에 위치한 구룡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이윤정 기자

구룡사/ 치악산 기슭에 위치한 구룡사.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 /이윤정 기자

대곡야영장 / 여름에만 문을 여는 대곡야영장. 구룡사에서 세렴폭포로 가는 길에 있다. /이윤정 기자

대곡야영장 / 여름에만 문을 여는 대곡야영장. 구룡사에서 세렴폭포로 가는 길에 있다. /이윤정 기자

세렴폭포/ 구룡사에서 약1시간30분을 걸어 올라가면 세렴폭포가 나온다. ‘폭포’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아담한 규모. 세렴폭포에서 비로봉까지는 산세가 험해 등산 초보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 이윤정 기자

세렴폭포/ 구룡사에서 약1시간30분을 걸어 올라가면 세렴폭포가 나온다. ‘폭포’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아담한 규모. 세렴폭포에서 비로봉까지는 산세가 험해 등산 초보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 이윤정 기자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