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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상물 한 컵의 DNA에 ‘쏙’

2013.01.24 21:09 입력 2013.01.24 22:59 수정

영국 과학자 실험 “DNA는 최고의 저장공간”

전 세계에서 한 해(2011년 기준)에 생성되는 정보량은 1.8제타바이트(1제타바이트는 1조기가바이트)에 이른다. 2시간짜리 고화질 동영상 2000억편 규모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를 저장할 곳을 마련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영국 과학자들이 이 방대한 정보량을 감당할 수 있는 저장기술을 개발·재현했다고 BBC가 23일 보도했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수만년 동안 보존할 수 있는 저장소는 DNA다.

유럽 바이오정보연구소는 과학저널 네이처에 1억시간짜리 고화질 영상을 한 컵 분량의 DNA에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 생성된 영화·비디오·TV 프로그램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연구팀은 학술 논문 한 편, 연구실 사진 한 장,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54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일부 등 739킬로바이트의 정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DNA 내 특정 영역에 저장한 뒤 이를 다시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 1g의 DNA에 200만메가바이트 이상이 저장되는 것을 계산해냈다.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영화 7만편에 이르는 7000테라바이트의 정보를 DNA 1g에 담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암호화해 저장하고 다시 해독하는 데 생기는 오류를 줄인 더 발전된 형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DNA에 정보를 저장하는 비용은 현재 1메가바이트당 1만2400달러가 들지만 10년 내에 100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의 닉 골드먼은 “수천년 전에 살았던 매머드의 뼈에서 정보를 추출해 다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DNA는 정보 저장의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초소형 공간에 초고밀도 저장을 하는 데 전력도 필요하지 않아 정보를 싣고 유지하는 것이 매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실험에 생명체의 DNA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인간이 만든 염기서열은 생물학적으로 필요하지 않고 생태계를 혼란시킬 의도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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