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회장 선출된 위영일씨 “물가 오르는데 임금은 뒷걸음… 참을 만큼 참았다”

2013.07.15 06:00 입력 2013.07.15 08:50 수정
박철응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조의 첫 지회장으로 14일 위영일씨(44·사진)가 선출됐다. 그는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동래센터 협력업체에서 10년간 수리 기사로 일하며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했다가 지난달 해고됐다. 14일 노조 창립총회에서 만난 위 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했다.

첫 지회장 선출된 위영일씨 “물가 오르는데 임금은 뒷걸음… 참을 만큼 참았다”

- 왜 지금 노조를 만드는 건가.

“그동안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않고 점심시간도 없이 일했다. 보편적인 기본권조차 얻질 못했다. 내년이면 좋아질 것이란 얘기를 숱하게 들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물가는 올라도 임금은 뒷걸음질쳤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삼성은 시대적 화두인 경제민주화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 삼성은 협력업체 노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이 실질적인 사용자임을 증명하는 숱한 사례와 물증이 이미 공개됐다.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도 밟겠지만, 그 이전에도 기본적인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할 것이다.”

- 조합원 명단과 인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합원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약의 경우를 감안했다. 공개하진 않아도 6000명가량의 서비스 수리 기사들 중 상당한 수가 동조하고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조합원 수를 더 늘리고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 노조 창립총회를 주말 특근수당과 폐점 압박으로 방해한다는 정황이 나왔다.

“한마디로 웃기는 일이다. 직원들이 몇 만원 더 벌려고 노예생활을 계속할 것이라 보는 것인가. 삼성은 그동안 직원들을 항상 그렇게 봐왔다. TV 수리 수수료를 낮춰놓고 에어컨 수리 수수료를 올려줬다며 생색내는 식이다. 우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노조가 설립된 만큼 앞으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

- 삼성은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의 논리는 노조를 막는 게 아니라 근무조건이 좋으니까 안 만든다는 것이었다. 거짓말이다. 삼성 제품을 수리하는 기사들에 대해 근로기준법도 지키지 않으면서 착취해왔다.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건 정부도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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